한국농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소홀히 취급되어진 농업·농촌이 UR/WTO체제 출범으로 농산물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가격·품질경쟁력의 취약으로 인하여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한국농업의 세계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채 끝나지 않은 가운데 들이닥친IMF는 농민들에게 치명타를 가하면서 재기가 의심스러운 지경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21세기를 농업의 세기라고 말하고, 농업·농촌의 다면적기능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개방의 파고가 본격화 할 2000년 이후 한국농업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범정부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조치가 늦어지면 질수록 한국농업은 치유할 수 없는 몰락의 궁지로 몰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1999년, 올해 맞는 한국농어민신문의 창간 19주년 기념일은 그런 뜻에서새로운 의미와 행동을 요구받고 있다. 지난 19년 세월, 한국농어민신문은 항상 농업·농촌문제의 중심에 서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농민과 함께 행동해왔다. 그것은 한국농어민신문이 농어민을 위한, 농어민에 의한, 농어민의 언론으로서 사명을 다하고자 하는 취지로 창간됐기 때문이다. 한국농어민신문의 설립주체는 10만 농업경영인이다. 농업경영인은 이 나라 농업·농촌의 주체요, 농민의 중심이며, 현재는 물론이고 21세기 한국농업·농촌의 중추세력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오늘 그 농업경영인들이 불확실한 농업현실 앞에서 크게 고민하고, 흔들리고 있다. 그 원인은 낮은 농산물 가격, 높은 대출이자, 사회·문화적 소외 등에서도 기인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농업의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 농업생산을 공장생산이나 서비스업처럼 생각하는 경영주의, 효율지상주의자들의 매도때문이다. 이제 미래 사회는 정보와 지식이 사회를 주도할 것이고, 정보와 지식에서우위를 갖는 개인이나 집단이 승리할 것이라는 점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젊고 유능한 농업경영인 세력은 한국농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아닐 수 없다. 미래 한국농업의 성패는 농업경영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개방화·지방화가 급진전하는 가운데, 국민의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가치 규범으로 정하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 농업정책도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법·제도·정책이 수립되고 책임성 있게 추진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단적인 예가 농정공약의 불이행에서 확인할 수 있고 추곡수매가격 결정과정에서 더욱 그러하며 농업·농민을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반조건에서 타산업, 타계층보다 철저하게 불리한 조건과 대우가 그렇다. 지방화도 마찬가지이다. 농업이 소홀히 취급되는 지방자치, 농민이 소외된 지방자치는 더욱 농업을 고립화 시키고 농민을 어렵게 하고 있는 현실을왕왕 보게 되는 것이다. 지방화의 기본은 지역사회요, 지역사회 개발에서 피할 수 없는 조건은 농업·농촌을 병행적으로 감안하는 종합개발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제 농민도 과거와 달리 어떤 가치관, 어떤 행동규범을 갖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농업, 농민의 처지가 크게 좌우될 것이란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 농민들은 ‘국민이 나서야 농업이 산다’는 뜻을 인식하고 국민을움직이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이 추동력 또한 농민일 수밖에 없다. 그런 뜻에서 농업경영인 개인은 물론이고 조직의 중요성이 더욱 큰 것이고,이의 지속적인 발전, 건전한 세력화는 한국농업 발전의 미래를 담보하는 확실한 힘이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한국농어민신문은 이와 같은 한국농업의 미래를 위하여 농업경영인, 뜻 있는 농업세력들과 함께 어려운 길을 달려 왔다고 자부한다. 이제 한국농어민신문이 농업경영인들만을 위한 신문, 언론이 아닌 것처럼 농업경영인 또한 개인차원을 뛰어 넘는 역사적 과업에 대한 주인으로서 공인으로서 사명을 인식하고 행동해야, 농민도 움직일 수 있고 국민도 감동시킬수 있을 것이다. 오늘 창간 19주년을 맞는 우리들은 한국농업의 위기가 ‘끝이 아닌 시작’이란 점에서 농어민이 주인인 전문언론으로서 시대적 사명을 깊이 통찰하고, 지난 19년의 발자취를 거울삼아, 새로운 세기, 새 천년 새 농업의 지평을 열어가는데 10만 농업경영인과 함께 쉼 없는 정진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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