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꾸려졌다.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김영춘 농해수위원장을 포함한 19명의 위원들이 농해수위를 책임진다. 그 시작은 6월 말이 될 듯하다.

농업계에서 농해수위를 보는 눈엔 불안감이 서려 있다. 19명의 농해수위원 중 농해수위를 경험했던 위원은 4명 뿐. 19대 국회 농해수위에서 활동했던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과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안상수 무소속 의원이 전부다. 더구나 농해수위의 수장인 김영춘 의원도 농어업과는 인연이 없다. 지역구가 부산이어서 해양 쪽에 관심을 둬온 그다. 또 하나, 지역구가 농어촌인 농해수위원도 많지 않다. 직전 농해수위원의 대부분이 농어촌 지역구 출신이었다면, 이번은 도시 지역구 의원들도 꽤 있다. 당연히 농어업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초선의원이 9명이라는 점은 농해수위 미래에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농업계의 요구사항을 추진력이 있게 밀어붙이는 패기를 보여줄 수도 있고, 아니면, 정쟁에 휘말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자리만 지킬 수도 있다.

이 같이 불안해하면서도 농업계는 희망을 내비치고 있다. 마침내, 농해수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지난해 11월 이후 농해수위에서 ‘농정’은 사라졌다. 각종 FTA로 우리나라 농수산물 시장의 빗장이 열리고 있는데, 농해수위 회의실의 빗장만큼은 굳건했다. 20대 국회에서 그간 등한시 돼 왔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FTA피해보전직불제,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 등 농정현안에 대한 검토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농업계가 기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하는 국회’, 20대 농해수위의 역할이다. 당연한데, 19대 국회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식물국회’였던 19대 국회에서 농해수위는 식물국회를 넘어 ‘무생물국회’였기 때문이다. 한·중 FTA가 발효될 때도, 쌀값이 떨어질 때도 농해수위는 묵묵부답이었다. 거의 반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이젠 일 좀 할 때가 됐다. 그만큼 쉬었으니, 할 얘기도 수북하게 쌓여있다. 그 중요하다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만 보더라도, 농해수위에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된 적이 없을 정도다. 신명나게 농업인들과 함께 일할 일만 남았다. 20대 농해수위의 첫 출발에 앞서, 농업·농촌·농민의 진정한 대변인이 돼 달라는 메시지를 먼저 보낸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