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시작된 축산물의 다이옥신 오염파문이 전세계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이었던 오염된 사료가 벨기에의 양계농가 뿐만 아니라 인근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전축종 사육농가에 공급된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세계 각국이 EU산 축산물에 대한 수출금지와 회수·폐기조치를 내리고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다이옥신 오염 우려가 있는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대량수입되어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멍뚫린 수입축산물 검역체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농림부가 관련 제품들에 대한 수입금지와 회수조치에 나서는 한편 다이옥신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원산지표시제를 음식점까지 확대한다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으나 사후약방문식 처방이어서 소비자들의 원성과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여론이 들끓고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비단 다이옥신 오염 자체의 심각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수입축산물의 안전성 문제가 야기될 때마다 제기돼 온 우리나라 축산물검역체계의 허점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벨기에 정부가 프랑스나 네덜란드 등에는 이미 5월초 사료의 다이옥신 오염 사실을 통보했으나 우리 나라에는 통보도 하지 않는 등 사전정보수집 체계가 허술했다든지, 다이옥신에 대한 검사기준이나 검사장비도 없다든지, 통관이 한참 지나서야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선통관제도의 문제 등은 어제 오늘 지적돼온 게 아니다. 더욱이 유통단계에서 수입산과 국내산이 구분 유통되어야 함에도 여전히둔갑판매가 근절되지 않고 있고, 일반 식당에서는 그나마 구분판매제도조차적용되지 않아 위해한 수입축산물 파동은 곧바로 애꿎은 국내산 축산물 파동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축산농가들은 다이옥신 파동이 전반적인 축산물 소비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불안해 하고 있다.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문제이고 수입산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국민건강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고,안전하고 품질좋은 축산식품을 생산하여 소비자들을 확보하지 않으면 축산업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파문이 수입농축산물에 대한 검역체계 강화를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도록 확실한 개선 대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사료의 안전성 확보에서부터 국내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대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입력일자:99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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