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이 육계업계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 닭발은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식품이었다. 닭발은 퇴근길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을 마시는 어느 가장의 단골 안주거리일 뿐, 포장마차 이외의 음식점에선 쉽사리 찾아볼 수 없었다.

수요가 한정적이고, 발골 등을 통해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에 닭발은 육계계열업체 입장에선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닭발은 한 때 유통대리점에 무상으로 제공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닭발의 위상이 변했다. 닭발에 풍부하게 함유된 콜라겐 성분이 피부에 좋다는 인식과, 매운 음식을 찾는 젊은 층이 증가함에 따라 닭발 수요가 증가했다. 게다가 홈쇼핑 방송에 등장하고, 대형유통마트에 입점 되며 닭발을 찾는 소비자는 점점 더 늘어났다.

닭발 수요가 늘어나자 이는 곧 계열업체의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모 계열업체의 경우 닭발 생산량은 2013년 3930톤, 2014년 4080톤, 2015년 3900톤 등으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소매시장 공급가격이 2013·2014년 kg당 2300원에서 2015년에는 2500원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 계열업체는 닭발 판매로 월평균 36억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닭발 소비 증가는 일부 육계 사육 농가에게도 이익이 됐다. 경북 지역에 위치한 모 계열업체는 닭발 불량률이 50% 이하로 발생할 때, 해당 사육 농가에게 kg당 5~10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평균 불량률이 5~20%선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사육농가가 인센티브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닭발의 소비 증가는 육계 공급과잉으로 우울했던 육계업계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 놓고 있다. 하지만 닭발 소비 열풍이 영원할 수는 없다. 닭발의 소비가 반짝 열풍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계열업체의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과 다양한 제품군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