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세라에 감염된 농장의 젖소가 도태보상금까지 받고도 불법으로 유통되어 한 유능한 낙농인이 폐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은 실로 충격적이다. 이같은 일을 저지른 양심 없는 양축 농가의 행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행정기관의 서류 상으로는 이미 도태된 것으로 돼 있는 젖소가 버젓이 살아질병을 옮기고 있는 현실은 우리 나라 가축방역체계의 허술함을 적나라하게드러내는 것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 낙농인이 20년간 젊음을 바쳐온 업을 하루아침에폐업해야 하는 지경에 있는데도 뾰족한 구제수단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다행인 것은 농림부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방역기관이 적극적으로 감염의심축의 유출경위 가능성에 대한 추적조사에 나서는 등 신속한 대처에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원칙에 입각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 나라의 가축질병 방역체계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개선책도함께 제시되길 기대한다. 우선 강조돼야 할 것은 양축 농민들의 가축질병방역에 대한 의식수준을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은 물론 떨이돼지와 같이 주요 전염병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이되고 있는 감염축 불법유통의 1차적 책임자는 다름 아닌 양축 농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축 농민들의 낮은 방역의식만을 탓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방역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과 홍보에 정책당국이 얼마나 비용과 노력을 투여했는가가 문제다. 축산부문 정책사업 중 방역사업의 비중을 본다면 그 동안 농림부가 가축방역의 중요성을 얼마나 소홀히 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선에서 가축방역업무를 담당하는 시·군 공무원이나 가축위생시험소 담당자에 대해서도 허술한 가축방역체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전제돼야 할 것은 가축질병 방역이 중요한 만큼 일선의 담당자들이 그 일을 정확히 수행하고 책임성 있는 방역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 제도적 측면에서 충분한 뒷받침을 해주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일이다. 돼지콜레라 박멸사업이다, 각종 축산물 안전성 문제다 현안은 산더미처럼늘어만 가는데도 규제완화다 구조조정이다 하는 단순한 경제논리에 밀려 관련 조직과 인력은 계속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가축질병의 방역은 누구 하나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과제가 아니다. 정부와 관계 기관, 업계와 양축 농가가 한 덩어리로 움직여야만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입력일자:99년7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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