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염소농가의 구심점이 새롭게 새워졌다. 사육농민들은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충북 염소농가협의회’를 결성했다. 회장에는 충주시 민원기씨(57)를 선출했다. 이로써 내부갈등을 겪고 있는 염소사육단체의 갈등이 봉합될 길이 열렸다.

흑염소협회 내부 대립 첨예
대다수 농가 "임원진 인정 못해"
'충북 염소농가협의회' 결성
"원산지 표시 문제 등 해결 총력"


염소사육단체는 한국흑염소협회로 대표된다. 대부분의 사육농가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 단체 회장을 괴산군 김운혁씨가 자처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월, 취임식을 가졌다. 이사진까지 구성을 완료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농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표성도 없는 수입산 보어종 사육 농가 몇몇의 일탈행동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김운혁 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은 김씨를 비롯한 임원진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의원총회 소집 공고도 하지 않았고 의결 정족수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총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총회 자체가 무효라는 것이다.

염소농가간 갈등은 수입염소 문제에서 비롯됐다. 보어종을 키우는 김운혁씨 등은 호주산 보어종 생축 수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수차례 농식품부 실무자와 협의를 하기도 했다. 반면 다수의 흑염소 농가들은 반대 입장이다. 이 때문에 지난 3월에는 농식품부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수입산 염소를 생축으로 들여오면 그나마 위축되고 있는 염소산업의 몰락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흑염소를 키우는 농가에는 직격탄이 될 거라는 것이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은 지난달 30일 있은 염소산업 정책 토론회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위원장 이양섭)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염소산업 육성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전국에서 염소농가 3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양섭 위원장은 갈등양상을 인식한 듯 “염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단합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토론회 후 별도 회의를 갖고 ‘충북 염소농가협의회’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민원기 회장은 “염소고기 원산지 표시 문제, 호주산 염소 생축 수입문제 등 현안이 많다. 농민들이 새롭게 조직을 만들었으니 화합을 통해 이것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