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자재 목록공시 비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영세업체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주에서 농자재를 생산하고 있는 한 업체는 현재까지 8개의 제품을 목록공시 했다. 공시 비용만 최소 5000만원 이상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6개 제품의 목록공시 갱신을 중단했다. 주력인 2개 제품만 남기고 나머지는 포기한 것이다. 이유는 갱신에 따른 비용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4종복비 한 품목 공시에 소요비용 800만~1000만원
수수료·시험성적서 발급비용 등 영세업체 ‘진입 장벽’ 


한 품목을 공시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8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보통 4종복비라 불리는 토양개량 및 생육용 자재가 그렇다. 병해충 방제를 목적으로 하는 자재는 최하로 잡아도 2000만원 가까이 들어간다. 이 비용은 인증기관 수수료와 첨부서류로 제출해야 하는 시험성적서를 떼는데 드는 공식비용만 그렇다.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부대비용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유기농자재 목록공시 인증기관은 세 곳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강원대, 순천대다. 우선 목록공시를 하려면 이들 기관에 신청을 해야 한다. 이 때 행정처리 비용으로 300만원 정도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시험성적서를 떼는데도 비용이 들어간다. 가장 많이 드는 게 ‘유식물 비해시험 성적서’다. 보통 200만원이 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음으로 ‘미생물 검사성적서’, ‘유효성분 검사성적서’ 등을 떼는데 개당 수 십 만원이 들어간다. 작물생육용 자재의 경우는 이같은 성적서를 모두 7개 제출해야 한다. 이들 비용도 최소로 잡아 2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병해충 관리 자재는 독성시험성적서를 떼야 하는데 이것에만 보통 1000만원 가량이 들어간다. 수수료와 다른 성적서까지 합하면 기본이 최소 2000만원대다.

갱신비용도 만만치 않다. 똑같은 성분으로 갱신을 할 경우에는 시험성적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최초 신청 때보다 비용이 줄어든다. 그러나 인증기관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는 300만원대로 동일하다. 한 업체가 열 개의 품목을 목록공시 했다고 가정하면 갱신비용만 3000만원이 드는 것이다.

목록공시 제품만 수 십개에 달하는 업체의 관계자는 “우리는 낫지만 영세업체는 엄두를 못 낸다. 한 개 제품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최소 몇 개는 생산해야 하는데 이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관계자는 “업계에서 말하는 것보다는 적게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수료는 사후관리 비용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분석기관이 어떤 곳이냐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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