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종자산업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그것은 세계 식량사정이 불안한 상황에서 식량의 안정적 확보 뿐만 아니라 최첨단과학과 기술이 요구되는 미래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국가차원에서 연구개발, 기술투자,제도개선, 민간종자회사 육성 등 종자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자시장 점유율 2위인 농우종묘가 17일 ‘우리 씨앗을 지키자’라는 슬로건 아래 종자주권선언을 선포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가 이 회사를 주목하는 것은 국내 굴지의 채소종자 회사가 외국의다국적 기업에 흡수 합병된 상황에서도 먹거리의 근원인 우리 종자를 지키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수 종자로 키우겠다고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종자시장이 개방되면서 이미 우리 채소 종자는 60% 이상이 외국회사에 장악되었다. 농우종묘가 이러한 국내 종자산업의 심각성을 인식하고,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종자전쟁’을 선언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코자 하는 것이다. 한 종자회사가 외국의 다국적 기업과 눈물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데도, 정부의 종자관련 정책은 시대에 역행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농림부가기획예산위원회의 결정이라 해서 종자의 생산·공급기능을 지방자치단체에이양하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지방으로 이양시 채종단계별 생산·공급업무의 일괄추진 등 업무일원화와 지역실정에 맞는 다양한 품종의 종자개발 등 장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지자체의 재정이 매우 빈약한 상황에서 이 사업을실시할 경우 종자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고, 특히 막대한 자금과 장기간이소요되는 종자개발은 엄두도 못낼 것이다. 이미 상당수의 국내종자시장이 다국적기업에 넘어가 있는 상황에서 종자의 생산·공급업무를 지방으로 이양시는 결국 식량안보 포기 또는 종자주권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까지는 지자체가이 업무를 이양 받을 여건과 준비가 안된 상태이다. 더구나 종자시장 개방과 농산물 차기협상 등 국내외적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종자업무는 중앙정부가 관장해야 하고 오히려 농림부내에 종자전담과 정도는 신설해서 종자생산·공급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종자주권을 선언하면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농우종묘의용기와 슬기를 배우는 농림부의 자세전환을 기대한다.입력일자:99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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