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산 추곡수매가격 결정을 앞두고 농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결정되는 것이지만 농민들이 유난히 내년산 추곡수매값에 관심을 갖는 것은 2000년대 양곡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되는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연말에 시작되는 WTO 차기협상에서 농산물수출국들의 쌀 시장개방압력이 더욱 거세져 쌀 생산농가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농가부채로 연쇄 도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이번 추곡수매값이 이러한 농촌의 위기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선에서 결정되기를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양곡유통위원회가 건의한 2000년산 추곡수매값 인상률은 이러한 농민들의 희망을 외면했다. 양곡유통위는 99년산보다 불과 3∼5% 인상된 40kg/가마, 조곡 1등 기준 5만6천7백40∼5만7천8백40원으로 정부에 건의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 정도 인상안은 쌀 생산비 상승분을반영하지 못하는 것이고, 더욱이 국민의 정부가 주장하는 농가소득 증대를통해서 부채를 갚으라는 정책과도 맞지가 않는 것이다. 양곡유통위는 농촌현장 방문과 5차례 전체회의, 3회의 소위원회를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과 토의과정을 거치면서 진통 끝에 결정했다고 하지만, 농민들의 납득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쌀은 농업조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3%를 차지할 정도로 농민들의주소득원이다. 농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기 때문에 쌀로 소득을올리지 못하면 농가부채 상환은커녕 부채가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될수밖에 없다. 더욱이 도시가구의 월 가계비중 쌀소비 지출액 비중이 85년8.9%에서 지난해는 2.1%로 크게 낮아졌고, 이에 따라 지난해 도시가구의 1인당 1일 쌀소비 지출액은 2백92원에 불과하다. (통계청, 농림부 자료) 이런상황에서 양곡유통위에 참여한 정부 및 소비자 대표가 가계부담과 물가인상을 이유로 쌀값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물론 UR협상결과로 추곡수매값을 대폭 올리면 수매량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농민들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70% 가까이가 수매량을 줄이더라도 수매값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양곡유통위원회의 2000년 약정수매값 인상안은 쌀 생산농가의 경영현실을 전혀 감안치 않은 결정이므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 정확한쌀 생산비와 물가상승률 등의 실태조사를 통해 생산농가들의 납득할 만한추곡수매값 인상률을 다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입력일자:99년11월1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