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2시30분 수업이 끝나자 5학년 이민희 학생은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 어학실 컴퓨터 앞에 앉는다. 중국에 있는 현지 선생님과 화상을 통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다. 4시부터는 학생들끼리 모여 중국어 연극을 하기 위해 다른 교실로 이동한다.

강원도 고성군 오호초등학교 
중국어 특성화 프로그램 주목
속초서 다니는 학생이 20%


강원도 고성군 오호초등학교(교장 태병일)는 ‘중국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인근 도시에서 학생들이 전학 오고 있다. 학생들은 중국에서 시집온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교사로 참여하는 중국어교실과 중국 현지와 화상 수업, 중국어 연극 등을 통해 졸업 할 때는 상당한 실력을 갖추게 된다.

전교생이 55명 정도인 작은 농어촌학교지만 인근 속초시에서 다니는 학생수가 11명으로 20%가 넘는다. 중국어 교실 담당인 이우준 선생님은 “이 곳으로 전학 온 학생이 많은 것은 쾌적하고 아름다운 학교 시설과 중국어교실 등 차별화된 방과 후 교실이 좋기 때문 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924년 설립돼 1970년대 근대화시기에는 한 때 400명이 넘었던 학생 수는 10년 전부터 지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선생님, 학생, 학부모, 지역 주민들은 최근 정부의 농어촌학교 통폐합정책으로 마음이 불편하다. 주민들은 시장개방으로 농어촌을 어렵게 만들고 사람들이 떠나면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학교를 없애는 악순환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학교 54회 졸업생인 정항모 씨는 “아버지도 이 학교를 졸업하고 아들은 현재 다니고 있다”며 “농어촌 학교는 교육의 장을 넘어 지역 사회의 중심체며 구성원들의 연결고리로 단순한 경제논리로 통폐합을 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고성=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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