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합의 없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강행하면서 일방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부와 FTA찬성론자들의 행태가 상식을 넘어서고 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 FTA 해도 괜찮다고 부르댄다. 은근히 농민들을 폄훼하면서 한곳으로 몰아붙이는 듯한 심사 마저 엿보인다. "한·미 FTA를 외면하면 세계적 왕따가 될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미국인들 앞에서 "한국 농민 대부분은 나이가 많고, 변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까지 막말을 해댄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각 시·도교육청과 대학에 공문을 보내 한·미 FTA 홍보 강화를 지시한다. 여기에 청와대 국정브리핑에 실린 글은 한·미 FTA와 농민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 우루과이라운드(UR)의 강, 한·칠레 FTA강도 건넜으니 한미 FTA 농업개방이라는 강을 충분히 건널수 있다고 한다. 쌀을 제외할 경우 경쟁력 없는 품목의 비중은 2%에 불과한 만큼 충분한 지원대책을 세우면 겁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은 경쟁력 있는 품목이나 경쟁력 없는 품목이 대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예시하지도 않으면서 쌀을 가장 큰 쟁점으로 몰고가 쇠고기, 과일 등 등 미국의 요구를 희석시키려 한다는 의구심을 부르고 있다. 농민들은 의도된 조작으로 농업붕괴를 호도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미 학자들은 한·미 FTA로 인한 농업피해는 농업에 대한 국가폭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농민들은 경쟁력 없는 품목이 2%가 아니라 경쟁할 수 있는 품목이 2%도 안된다고 본다. UR의 강을 건널 때 농가부채는 4배로 늘었고 농민은 절반만 남았다. UR보다 더한 한·미 FTA는 우리가 결코 건너서는 안되는 강이다. 잘못된 협상 때문에 농민이, 국민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는 없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