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감귤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현장좌담회가 제주도에서 개최됐다. 지난달 23일 제주도 농어업인회관에서는 본보가 주최한 ‘감귤산업의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현장좌담회가 열렸다. 이날 좌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참석자들은 기후변화, 감귤품질, 극조생 문제, 청귤 및 가공분야, 출하 및 유통 분야, 홍보 등 다양한 분야별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이날 좌담회에서 제기된 내용을 정리했다.

-날짜:2016년 2월 23일
-장소:제주 농어업인회관

시기별 좋은 품종 개발, 재배법 개선…지역별·소비량 맞춰 출하 이뤄져야
극조생종 한해 감귤 이미지 좌우…대체품종 개발·당도 제고 등 대책 필요
청귤시장 활성화 방안 고려·단순 주스 생산 넘어 다양한 가공품 만들어야


#기후 피해와 가격 하락에 신음

▲고태호=감귤 시세가 상당히 좋지 못했다. 극조생 출하시기에는 날씨가 따뜻해 부패 등이 많이 발생했고, 이후에는 서울 등 주 소비지 날씨가 좋지 못해 소비가 받쳐주지 못해 시세가 나오지 않았다. 또 1월말 동해 피해가 상당히 심했다. 이로 인해 품위가 많이 떨어진 감귤이 시장에 들어와 소비력을 떨어트리기도 했다.

▲허규=지난해 관련 기관의 관측 조사를 보면 10월까지도 기상 조건이 양호해 당도는 높을 것으로 봤고 반면 생산량은 많지 않아 시세 면에서 2015년산 감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런데 수입과일로 인한 국내산 과일의 소비침체도 있지만 무엇보다 11월 들어 잦은 비 등 이상기후와 올 1월 말 동해 피해가 겹치며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농가에겐 상당한 부담이 됐다.

▲함승범=그동안 제주 지역 날씨가 영하로 내려 간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고 그 기간이 이어지다 보니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현진성=1월말 기온은 떨어져 모닥불을 피우려했지만 큰 눈도 내려 모닥불을 피우려 밭에 진입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동해, 폭설이 워낙 급박하게 발생해 대처가 어려웠다. 또 정부에 요구한 열풍기 지원 사업을 FTA 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분도 외면 받아 이번 동해가 더 크게 발생했다.

▲현해남=이번 폭설로 감귤 농가들의 피해가 컸는데 앞으로 이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매뉴얼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폭설이나 동해와 같은 자연적인 요인도 있었겠지만 매뉴얼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인위적인 요인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보강을 해야 할 것이다.

▲김기주=32년만의 폭설과 한파가 왔다. 그런데 제주 지역은 영하 5도 정도였다. 이 정도로 피해가 난다는 것은 육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제주도에선 그동안 이런 사례가 거의 없었기에 행정기관과 농업인 모두 방심한 것 아닌가 싶다. 차제에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수 있기에 매뉴얼을 만들고 대응 방법을 체계화해 농업인들과 함께 노력한다면 이번 사례는 다시 없을 것으로 본다.

▲현해남=FTA기금 사업에 열풍기 지원 사업이 빠졌는데 정부에서 한번 생각해 달라.

▲김기주=정부에선 FTA기금 사업에 농기자재나 난방비 부분을 소모성 자재로 보고 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서 지원을 못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고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다. 제주도에서도 정식 건의를 해왔다. 이번 피해를 보고 제주도에서만큼이라도 온풍기가 소모성 자재가 아닌 재해 예방 시설로 보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감귤 품질

▲고태호=시장에 출하되는 감귤 상품을 봤을 때 크게 농가나 작목반이 출하하는 경우와 상인들이 출하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두 상품을 비교할 때 농가나 작목반이 출하하는 상품이 당도와 품질에서 낫다. 그 이유는 농가들은 좋은 것부터 골라 따고 완숙도 된 상태에서 출하하기에 맛이나 품위 면에서 중도매인의 호응이 좋다. 무엇보다 대형 유통 업체에서 받지 않는 상품을 시장으로 돌리면 안 된다.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진다.

▲현진성=감귤을 처음 시작한 윗세대들은 당시 수입이 양호하다보니 생산량 증가에 힘썼고 이런 재배를 여전히 하고 있는 곳이 많다. 무조건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나무 간 간격을 좁히는 등 생산량 증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품위 위주의 재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하고 재배 관련 교육도 이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현해남=과잉 생산을 지적하고 있는데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은 감귤만 있었던 게 아니라 사과, 배 등 다른 과일도 있다. 사과의 경우 상당히 면적을 줄였고 배는 농가들이 배나무 간격을 상당히 넓혀 일조량을 충분히 받게 해 맛있는 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감귤도 품위 위주로 가야 한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감귤명품화사업단에서 브랜드 통일도 한 것 같은데 어땠나.

▲허규=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감귤 명품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첫 단추가 지난해 시작한 통합브랜드인 귤로장생이다. 가격도 일반 감귤에 비해 높게 나왔다. 물론 아직 양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올해엔 물량을 확대하고 품질을 어떻게 선도적으로 앞서나가게 하느냐 하는 부분에서 역할을 해보도록 하겠다.

▲현해남=통합브랜드를 하면 각 단위 농협 고유 브랜드와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지.

▲허규=제주도에 19개 농협과 1개의 감협이 있는데 이걸 통합하고 있다. 물론 기존 인지도가 있는 부분도 있기에 3년 동안은 그 브랜드와 병행해서 출하하고 있다. 브랜드 난립 부분은 예로부터 거론돼 왔기에 각 농협에서도 인식을 같이 했던 부분이다.

▲윤창완=당도를 높이고 품위가 좋아지려면 기본적으로 (종자)육종돼 각 시기에 좋은 품종이 나와야 한다. 다음으로는 재배방법이 개선돼야 하고 또 출하시기도 조절돼야 한다. 12월에 출하돼야 하는 지역이 있고 1월에 출하하면 더 좋은 품위가 나오는 게 있다. 지역별 적절한 출하가 이뤄져야 좋은 품질의 감귤이 시장에 나갈 수 있다.

▲현진성=아무리 좋은 거라도 양이 많으면 사람들이 잘 먹지를 않는다. 당도 문제도 있지만 소비량에 맞춰 출하할 수 있어야 한다.

▲고태호=크기로 상품을 구분하는 게 경매현장에서는 맞지 않다. 1월 되면 당도가 많이 올라가고 품위가 좋아지는데 1번 과든 9번 과든 품위가 좋은 것은 시장에 나와야 한다. 당도 올리려고 타이벡을 깔고 시설을 증설하는 데 크기가 작거나 크다고 출하를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감귤의 경우 유독 상인 출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농가 출하 비율이 높아야 하는데 상인 출하가 많으니 같은 포장 상자 안에서 당도나 품위가 다르기도 한다. 중매인들이 새벽 감귤 경매장에서 여러 개의 맛을 본다. 농가나 작목반 물건은 이름이나 상표만 보고도 사려고 한다. 또 농가가 내 이름을 걸고 출하해야 더 좋은 생산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현해남=산지에서 너무 급하게 감귤을 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일주일이나 그 이상 늦게 따면 감귤이 더 맛있는데 너무 급하게 따지 않나 싶다. 또 지역별로 기후나 토질 특성 등이 다르기에 완숙기가 다르다. 이에 맞춰 수확 및 출하 시기도 달리 해야 한다.

▲함승범=왁스 코팅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선과장에서 왁스를 말리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 과정에서 감귤 고유의 맛이 변해버리는 것 같다.

▲현진성=왁스가 감귤 유통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 많다. 일본이나 유럽에서도 왁스 코팅을 한다. 그런데 이들 나라에선 열처리를 안 하고 자연적으로 말린다. 왁스 코팅은 일정부분 필요하지만, 말리는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윤창완=저장성과 광택, 소비자 선호를 감안할 때 왁스 코팅은 장점도 상당히 많다.

▲현해남=왁스 코팅은 큰 문제가 아니고 타 과일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열처리 부분은 고민해야 한다. 열풍기를 가하면 감귤이 익은 맛이 나기도 한다. 이를 안 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극조생 문제

▲함승범=극조생이 당도는 많이 낮지만 출하시기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극조생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극조생의 당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고태호=솔직히 극조생 감귤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도 부분을 이야기하지만 맛 자체보다는 극조생 감귤이 나오는 10월 날씨가 문제다. 온난화 영향 등으로 10월 날씨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선 10월 극조생 감귤과 관련해 변질 문제가 빈번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매인들은 산지 작업 과정에서 부패됐다고 오해도 하고 이로 인해 이미지도 안 좋아진다. 시장에서 극조생 인기는 안 좋은 게 현실이다. 중매인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잡아줘야 한다.

▲윤창완=극조생은 전체 감귤 생산량의 10% 정도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에선 이것을 없애자고 하지만 그러면 감귤이나 채소류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보다는 타이벡을 하는 등 당도를 높이자는 의견도 있는데 이게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도에서도 현재 고민을 하고 있다.

▲허규=극조생이 출하되는 10월은 사실 소비자들도 감귤이 제철과일이라고 인식을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1일 1000톤, 한 달 기준 약 2만톤이 출하돼야 가격이 형성되는데 평균적으로 10월 극조생과 하우스감귤 약 4만3000톤이 출하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극조생이 출하되면서 소비자들에게 감귤 첫 출하에 대한 이미지를 흐릴 수 있어 극조생 부분은 어느 시기가 됐던 간에 진단이 필요하다.

▲현해남=농업인 입장에서는 극조생을 대체할 새로운 품종이 없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농업인들의 선택이 부족하니 극조생을 심는 데 품종개발에 대한 부분이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귤 인기 및 가공업 활성화 방안

▲함승범=작년부터 청귤에 대한 인기가 많아졌다. 일반 귤을 직거래로 납품하는데 소비자들 중에 청귤을 보내달라고 하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윤창완=청귤은 미숙과를 말한다. 그래서 감귤 조례에 청귤에 대한 부분이 담기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졌기에 청귤과 관련해 감귤 조례를 개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일정 지역에서 청귤을 전문으로 재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조례 개정 과정에서 농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

▲현해남=레몬을 절이면 신맛이 강하는데 청귤은 이보다 맛이 훨씬 괜찮았다. 청귤 시장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또 새로운 시장 확보를 위해 가공 분야도 중요하다. 지금은 단순 주스만 만들어지고 있다.

▲윤창완=감귤이 가공분야가 약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현재 감귤 가공제품의 대부분이 즙을 이용한 주스 형태다. 1차 가공인 주스 생산을 넘어 다른 가공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당장 가공품 확대에 어려움은 있지만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기주=감귤을 담당하면서 안타까웠던 게 가공 분야였다. 매년 감귤 수급 불안이 일어날 때마다 주스를 만드는 즙을 짜는 데만 집중했다. 이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감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이게 가공분야이다. 초콜릿, 한과, 기능성 음료 등에 감귤이 활용되고 있지만 제주도를 벗어나면 이들 제품을 사기 힘들다. 전국적인 상품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OEM 방식을 통한 판매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육지의 소비자들은 제주 감귤로 어떠한 가공품들이 만들어지는지 모르고 있다.

▲현해남=개인적인 경험으로 보면 제주의 농가가 감귤을 소비자에게 보낼 때 슬라이스로 감귤을 자른 다음 말린 것을 함께 보냈는데 지난해는 오히려 이 말린 감귤을 많이 팔았다고 한다. 이처럼 감귤을 상품화하고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 지난달 23일 제주도 농어업인회관에서 ‘감귤산업의 내일을 묻다’라는 주제로 현장좌담회가 열렸다. 좌담회 참가자들은 기후변화, 감귤품질, 극조생 문제, 유통 및 가공 등 분야별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자조금 조성하기 좋은 품목…의무자조금 출범 농가 뜻 모아야”

가락시장 운송 오래 걸리고 하역과정서 품질 훼손…파렛트 출하 전환 필요
TV 광고 확대 필요, 감귤 소비행사·중소형마트 바이어들 대상 홍보 나서야
감귤 최저가격 보장·고품질 출하로 의식변화 급선무, 산지 조직화 선결과제


#출하 유통 부분

▲고태호=감귤 운송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농가들은 감귤을 출하한 이후 어떻게 가락시장에 도착하는지 이 과정을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가락시장에 도착하는 감귤은 컨테이너를 통해 반입되는데 도매시장 법인들의 물량이 섞여 있다. 이렇다 보니 하역시간도 오래 걸리고 하역과정에서 박스가 찌그러져 감귤이 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파렛트 출하가 이뤄져야 하는데 제주도의 파렛트 출하는 거의 없다. 감귤 운송에 있어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또 일반 과일은 출하자가 등급에 따라 출하물량을 송품장에 기입하는데 감귤은 등급에 상관없이 출하물량만 기입한다. 그러다 보니 하역도 늦어지고 불만도 큰 것이 사실이다.

▲허규=감귤 운송은 각 농협이 농업인들을 대신해 운송업체와 대행계약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농업인들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가격제어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사실이다. 최근 운송과정에서 열이 가해져 부패에 원인이 된다는 부분과 파렛트 출하 부분은 고민을 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각 농협과 협의를 거쳐 현실성 있는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진성=사과의 경우 안동에 산지경매소가 있다. 도에서 제주감귤 혁신5개년 계획에 만감류 품종에 대한 감귤거래소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설명을 부탁드린다.

▲김기주=농식품부에서 감귤거래소 설치 방안에 대해 농촌경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중간보고 결과에 다르면 현실적으로 전제돼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경매를 하면 중도매인이나 상인들이 운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연구용역에서 제기됐다. 민감한 부분이다. 전문가 및 농민단체와 상의해야 할 부분이고 여러 평가를 분석해 봐야 할 것이다. 향후 평가와 분석에 따라 도입의 여부를 고민해 나갈 계획이다.

▲고태호=감귤거래소는 가격이 주도가 돼야 활성화가 되고 살아남을 수 있다. 가격을 주도하지 못하면 있으나 마나하다. 가격을 주도하려면 대형업체 벤더들이 상주할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한다. 육지에 있는 과일 품목은 산지 경매장 반입물량이 가락시장보다 많고 가격형성도 되니까 가능하다. 감귤거래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개인적으로 찬성하지만 제반문제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홍보 분야

▲현진성=소비홍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TV광고다. 여기에 유명 드라마에 감귤 관련 소재가 나오거나 소품으로 이용되면 파급효과가 크다. 수입 농산물이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들과 기능적인 측면들을 잘 홍보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김기주=과거 배가 과잉 생산으로 생산비 이하로 가격이 하락해 술까지 만들었던 적이 있다. 이 당시에 소비를 촉진시킨 부분이 배의 기능성에 대한 홍보였다. 서울대 교수팀이 배는 숙취해소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도 있다는 것을 알렸는데 이후 배 소비가 엄청 늘었다. 이 당시에 자조금단체가 이 기능성 연구를 해 알렸다. 축산물인 한우와 돼지도 자조금으로 연중 홍보를 하고 있다. 감귤도 자조금이 있는데 자조금으로 이러한 홍보와 마케팅에 중점해야 할 것이다.

▲현해남=감귤에 대한 기능성은 이미 다 연구가 돼 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허규=일반 소비자들에게 홍보를 하는데 있어 가장 쉬운 방법이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인데 문제는 여기에 필요한 재원이다. 지난해 공익광고로 약 34번의 TV광고를 했는데 이 비용만 2억원이 소요됐다. 또 교양프로그램에 간접공고도 실시했다. 이러한 광고를 하는데 필요한 것이 재원인데 농가가 십시일반 거출한 자조금으로 소비촉진에 활용했다. 현재 감귤은 임의자조금을 운영하고 있는데 계통출하 농가들이 중심으로 하고 있다. 소비촉진의 효과는 계통출하 농가 뿐만 아니라 모든 농가와 상인들도 효과를 보는 만큼 올해는 이들까지 포함한 의무자조금 도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고태호=과거 청계천에서 감귤 소비행사가 열렸다. 물론 이러한 감귤 소비행사를 청계천이나 광화문광장에서 매일 하는 것이 효과가 제일 높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직접 감귤을 구매하는 중소형마트 담당자나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감귤데이 관련 행사를 송파구청의 협조를 얻어 서울 잠실의 가락시장 주변에서 개최한다면 시장의 종사자들, 다시 말해 실제 구매자들에게 더 홍보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외 활성화 제언

▲현해남=감귤산업이 안고 있는 가격침체나, 감귤 품질문제, 기후변화, 가공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안을 논의했다. 이 외에도 추가로 감귤산업을 위한 제언을 해 달라.

▲한승범=감귤 최저가격을 보장해 줘 농민들은 고품질 감귤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 또한 농민들도 수확 시에 옆에 농가가 수확하면 수확시기도 아닌데 덩달아 수확을 하는 관행은 없어져야 하겠다. 완숙이 된 감귤을 출하하고 고품질의 감귤을 생산하는 것이 감귤산업이 사는 길일 것이다.

▲현진성=감귤 정책이 그동안 선도농가가 중심이 돼 일반 농가를 끌고 가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또한 외국의 정책을 벤치마킹했지만 단순히 뼈대만 벤치마킹하다 보니 국내 현실과 잘 맞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제주 방언 중에 ‘테우리’(들에서 많은 수의 말과 소를 방목해 기르는 사람)란 것이 있는데 이런 방법을 쓰면 좋을 것 같다. 감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테우리가 그 방향을 지시하고 농민단체장 등 지도자들이 협심해 같이 가는 정책을 편다면 훨씬 현장에서 유연한 정책이 될 것이고 농민들도 행정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고태호=제주 감귤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농민들의 의식변화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고품질의 감귤을 출하해 시장에서 평가받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제주만큼 단합이 잘 되는 지역과 기관들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 감귤산업 구성원들이 뭉치면 우리나라 유통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돼 있다. 결국 감귤산업 관련 구성원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허규=2015년산 감귤을 처리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고 생각도 많았다. APC에 많은 물량이 유입되다 보니 직원들까지 선과작업을 하고, 감귤 팔아주기 운동을 하면서 농협 지역본부에 전화도 하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 이런 일들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농협에서는 감귤, 밭작물, 축산 등 3개 분과의 유통혁신협의회를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도와 정책적으로 연계되는 부분,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위한 유통·생산·정책 등을 포괄적으로 공유하면서 건의도 하겠다. 올해 이런 부분을 더 활성화해 2015년산 감귤을 처리하면서 나타난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농업인들의 소득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윤창완=감귤의 문제점은 고품질 생산, 과잉생산, 유통에 초점을 맞추는데 내부를 보면 조직화가 안 돼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아마 제주농업 전체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 한파피해에서 모두 제주도만 바라보고 있었다. 역할을 하는 곳이 없더라. 조직화는 조직에서 생산과 유통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조직이 되지 않고는 FTA 대응을 할 수 있겠냐. 유통과 고품질을 논하기 앞서 조직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혁신5개년 계획을 추진하는데 가격이 떨어지면서 바꾸자고 한다. 그러나 올해 첫 해로 아직 시작도 해 보지 않았다. 감귤 정책은 조직화로 갈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의무자조금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감귤산업 주체별로 역할분담을 한다는 것이 정책적인 큰 틀이다. 이런 것이 이뤄진 다음에 고품질 감귤생산, 출하시장에 맞는 유통시스템 구축하고 적정 생산과 적정 출하를 해 가격안정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감귤 홍보도 개별 홍보가 아닌 통합된 조직화를 통해 홍보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기주=제주에서 혁신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많이 놀랐다. 일부 내용은 정부의 정책보다 더 혁신적인 것도 있었다. 이러한 계획의 시행은 협동조합과 농업인들이 해 줘야 한다. 행정은 기반조성을 하고 제도적으로 막힌 것은 뚫어주고 예산을 늘리는 것 등을 한다. 결국 농업인들이 실질적인 것들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부탁을 드린다. 2014년 농산물의무자조금이 도입돼 유예기간 3년이 올해 끝난다. 내년부터 임의자조금 예산지원이 끊긴다. 감귤은 제주도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자조금을 조성하기 좋은 품목이다. 이미 전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참다래와 배는 의무자조금 도입이 막바지에 와 있고 친환경농산물은 70% 이상을 거출하고 있다. 이를 볼 때 감귤도 하지 못할 것이 없다. 올해 안으로 농업인들의 중지를 모아 의무자조금을 출범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수출문제를 거론하고 싶다. 정부에서 감귤 수출확대를 위해 감귤수출연구사업단을 운영해 수출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어려운 영국시장의 수출도 가능하게 해 놓았다. 그러면서 사업단이 있을 때는 4000톤까지 수출이 됐는데 사업단이 끝나자 오히려 원상태가 됐다. 이것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농협이나 수출업체들 누군가는 맡아서 해 줘야 하는데 수출업체들이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다. 수출은 과잉문제와 감귤가격에 있어 해결이 돼야 한다. 농업인들도 수출계약 물량은 생산을 하고 납품을 해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과장 문제가 있다. 중소형 선과장 470개 정도가 있는데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 불신이 생긴다. 따라서 소규모 선과장은 통폐합해 중규모 이상으로 확대하고 시설을 현대화해 일괄되게 품질관리를 해야 한다. 정부는 현실에 맞지 않다면 제도개선을 해서 적용 가능한 정책을 만들겠다. 농업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노력하겠다. 다만 감귤산업의 주체는 농업인만큼 주도적인 역할을 부탁한다.

정리=김영민·김경욱·강재남 기자 kimym@agrinet.co.kr
 

참/석/자
현해남 제주대학교 교수(좌장)
김기주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서기관
윤창완 제주특별자치도청 감귤특작과장
허규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감귤지원단장
고태호 서울청과(가락시장) 경매사
함승범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 정책부회장
현진성 한국농업경영인 제주시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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