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역에서 수거된 조화의 모습. 산업 폐기물로 분류되는 조화는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성묘용 헌화의 조화 잠식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농가들이 생화 중심의 헌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생화 묘지헌화 사업’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 부산 강서구 강동농협에서 창립된 ‘강소농협동조합’은 첫 사업으로 ‘생화 묘지헌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묘 시 조화 대신 지역에서 생산된 생화를 헌화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 화훼농가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소농협동조합은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5명의 농업인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 현재 김해공원묘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전단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김해공원묘지는 2만기의 묘지가 있는데 연중 조화 처리비용으로만 600만원 가량이 소모된다. 이 곳을 조화가 아닌 지역에서 생산한 생화로 채우겠다는 것. 이번 설 명절에 맞춰 생화 꽃다발 판매에 나선 후에 점차 부산 지역 묘원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부산에서 대국을 재배하고 있는 김의성 강소농협동조합장은 “철사, 플라스틱 등으로 제작된 조화는 썩지도 않고 재활용도 안 되기 때문에 산업폐기물로 분류된다”며 “묘역에 방치될 경우 흉물스럽게 변색되고, 벌초 작업 시 철사 등이 튀어 안전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땅에 묻히거나 유실될 경우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화 사용의 심각성을 전했다.

문제는 성묘객들이 생화를 사고 싶어도 인근 상점에서는 조화만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생화 구입이 힘들다는 것. 이에 강소농협동조합에서는 전화(010-5567-5049)나 블로그(blog.naver.com/kes4088)를 통해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주문하면 조합에서 직접 묘역까지 배달을 해주고 시든 후 수거까지도 담당해준다.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꽃을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가격도 2만~5만원 사이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회원으로 등록할 경우 명절이나, 기일, 기념일 등에 지정 배달도 가능하다.

▲강소농협동조합에서 제작한 헌화용 생화 꽃다발.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는 이러한 헌화 문화가 확산되면 지역 화훼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유익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앞으로 홍보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최운기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생화 묘지헌화사업이 하나의 문화로 잘 정착돼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시도들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현희 기자 kimhh@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