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마늘 도매가격 ‘신뢰성 없어’
수급조절 위기정보시스템 오작동 우려

▲ 농식품부가 마늘 수급조절 정책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수급조절매뉴얼에 적용되는 마늘 도매가격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산지의 마늘공판장 전경.

중도매인 임의가격으로 정책활용 의문…개선 시급 

농림축산식품부의 수급조절매뉴얼에 적용되는 마늘 도매가격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가격 자료인 것으로 드러나 수급정책에 심각한 오류가 우려된다.<본보 10월 23일자 1면 참조>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된 가락시장 마늘 도매가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락시장 내부에서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통해 공개되는 마늘 도매가격을 부정하는 분위기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수급관리 정책에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급조절매뉴얼 운영 방식은=배추, 무, 마늘, 양파, 건고추 등 노지채소는 생산량에 따라 가격이 크게 급등락하는 수급관리에 골칫거리 품목이다. 이 때문에 수급관리는 유통구조 개선대책의 중요한 과제로 유통정책에서 비중 높게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생산자, 소비자, 유통인, 학계, 연구기관, 정부 등으로 구성된 수급조절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서는 또 수급조절매뉴얼을 중심으로 시기별 주요 농산물의 수급과 도매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수급정책을 결정하기도 한다. 특히 국내 생산이 급감하고 도매가격이 장기간 초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 ‘수입 공급’ 결정을 내리는 등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급조절매뉴얼에는 중점 관리 대상 품목별로 기준이 설정돼 있다. 가격안정 구간을 중심으로 상승과 하락 양쪽 모두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운영된다. 각 단계별 대응 조치도 규정돼 있어 ‘상승 심각’ 단계인 경우 정부 비축 물량 방출은 물론 관세 인하 등을 통해 수입을 전폭적으로 늘린다.

▲가락시장 마늘 도매가격 믿을 수 없다=최근 마늘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급조절매뉴얼의 지표가 되는 ‘마늘 도매가격’이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하는 가락시장 마늘 도매가격에 문제가 있는 것. 산지 출하량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할 경우 가락시장의 마늘 도매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며 허구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가락시장 마늘 거래 방식 때문이다. 마늘은 가락시장에서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중도매인이 산지로부터 직접 수집해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이다. 이로 인해 2014년 가락시장에 반입된 마늘 4만516톤 중에서 상장예외 물량이 3만2031톤으로 80%를 차지했다. 그마저도 깐마늘이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일반 피마늘은 거래물량이 매우 적은데다 그마저도 5~6월 수확기 거의 집중되고 있다.

다시 말해 가락시장의 일반 마늘의 도매가격은 객관성이 떨어지는 중도매인 임의 가격이며 거래량도 적어 정책에 활용해서는 안 되는 가격 정보인 것이다.

이 같은 문제가 있음에도 가락시장의 마늘 도매가격은 농식품부의 마늘 수급조절매뉴얼의 중요한 가격 지표가 되고 있다. 조작된 가격정보가 정부의 수급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수급조절 위기정보 시스템이 실제와는 다르게 오작동하는 빌미가 되고 있어 조속한 개선 대책이 요구된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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