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로라면 24~25개월령을 출하해야 할 판입니다.” 계통출하와 자체 한우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 지역 축협 관계자의 말이다.

농협 도축마릿수 확대 계획 불구
출하할 소 부족해 일부 되레 감소


한우 암소 20만두 감축이 있은 지 2년여가 지나면서 산지에 출하될 소가 품기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을 앞두고 농협중앙회가 계통 축산물공판장 4곳을 ‘풀-가동’해 도축마릿수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원인이 산지에서 출하할 소가 부족한 때문이라는 점에서 도축마릿수를 늘리는 것은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추석을 2주가량 앞둔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축산품품질평가원이 등급판정을 내린 한우마릿수는 8월 31일부터 9월 12일까지 총 5만3447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 2주전 2주간 등급판정을 받은 마릿수가 6만4142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16.7%가량 감소한 수치다.

특히 연장근무와 주말 근무 등을 통해 이 달 한 달동안 8900마리를 더 도축하겠다고 밝힌 농협계열의 부천·음성·고령·나주축산물공판장의 경우 추석을 2주 앞둔 전 2주간 부천축산물공판장에서만 도축마릿수가 늘어났을 뿐, 나머지 3개 공판장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집계했다.

이에 대해 농협 축산경제 축산유통부 관계자는 “출하를 독려하고 있지만 바닥에 출하할 소가 없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또 조합원들이나 협회 회원 농가들에게 소 출하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축협에서도 출하할 소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지역 축협 관계자는 “계통출하와 브랜드매장의 수급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월령이 차지 않은 소를 도축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일부 수급을 위해 초음파 검사에서 고급육 판정을 받은 경우 조기출하를 하고는 있지만 요구물량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와 같은 일명 ‘당겨먹기’가 계속되면 연말과 내년 설 명절로 가면서 출하두수 감소로 인한 경락가격 상승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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