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많은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한·미간 신뢰회복과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원칙 합의 등 양국간의 우의를 다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한·미간 공동 선언문에서 밝혔듯이 경제분야 중 DDA 협상의 조기타결에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고 합의한 것이다. 농산물 최대 수출국이면서 DDA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이렇게 합의했다는 것은 향후 우리 농업계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단순히 공동선언문 내용만 갖고 전망하는 것은 기우일 수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농업 완전개방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400만 농민들은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경쟁력 있는 소수 농민이 경쟁해 나가도록 머지않아 농업구조 문제를 해결해 빠른 시기에 완전개방이 이뤄지도록 해나가겠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김영진 농림부 장관이 이와 관련 농산물 시장 완전개방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해명을 했지만 농민단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엔 한계가 있다. 우리는 농민단체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참여정부가 앞으로 있을 DDA 협상과 쌀 재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다. 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관련,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겠다고 공약을 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이 미국 순방에 농림부 장관을 동행시킨 것도 농업에 대한 애정과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에게 임기 5년 동안 줄곧 조심스럽게 농정을 챙길 것을 주문한다. 농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약속을 확실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DDA 농업협상에서 개도국 지위 유지와 쌀 재협상에서 관세화 유예를 위해 협상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해 농민단체들은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 설사 농림부가 이런 생각과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타 정부부처와 비농업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및 예산당국과 비농업계의 그릇된 생각이 오히려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노 대통령이 이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2003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되는 제5차 WTO 각료회의 결과가 2004년 말까지 DDA 타결 전망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만큼 농업계도 모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향후 우리 농업·농촌·농민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노 대통령의 미국방문 결과가 불리한 방향으로 협상의 도화선이 되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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