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제역 방역체계 개선안을 마련하면서 자돈(어린돼지)에 대한 백신 2회 접종 방침을 세운 가운데 이상육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이를 재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자돈에 백신을 2회 접종하게 되면 항체 형성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지지만, 이상육 발생빈도가 크게 늘어 농가의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한돈협회가 현장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상육 발생 비율은 1회 접종 시 18%에서 2회 접종 시 89%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자돈에 대해 백신을 2번 접종하는 문제는 이상육 발생에 따른 경제적 손실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검역본부에서 실험을 계속 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이상육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항체 형성률은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보려 한다”며 “9월 정도에 실험결과가 나오면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받아 백신 접종 방침을 최종 확정할 예정으로 12월 정도엔 관련 법 개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 접종 문제의 경우 방역과 직결된 사안으로, 경제적 피해만 고려할 수 없는 상황. 이에 자돈에 대한 백신 접종 횟수를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탄력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돈협회도 구제역 발생지역이나, 방역상 필요한 지역의 경우에만 접종 횟수를 2회로 늘리고, 1년 이상 구제역 비발생 지역엔 접종 횟수를 1회로 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 한돈협회, 가축위생방역본부는 이달부터 구제역 단가백신 ‘O1 Manisa+O 3039’ 및 ‘O-SKR(안동주)’에 대한 항체 형성률 및 이상육 발생율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