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 아젠다(DDA) 농업부문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WTO 농업위원회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DDA 농업협상의 세부원칙 수립을 위한 논의를 거쳐 3월 말까지 협상을 계속 한다는 소식이다. 현재로선 이 협상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우리 농업분야로 볼 때 아주 중요하다. 이번 협상에서 세부원칙이 합의되면 이를 토대로 회원국별로 품목 이행계획서를 작성해 9월까지 제출하고 이어 국가별 양허 협상에 착수, 2004년 12월 말까지 모든 협상을 완료하도록 일정이 잡혀 있다.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모든 협상력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한다. 이 시점에서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은 관세감축 방식이 우리에게 유리한 우루과이라운드(UR) 방식으로 채택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연합, 일본 등 비교역적 관심국가 그룹은 UR 방식을 적용한 완만한 관세 감축을 지지하고 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평균 관세율만 규제해 농산물 수입국들이 주요 품목에는 높은 관세를, 그렇지 않은 품목에는 낮은 관세를 매길 수 있다. 하지만 미국측이 주장하는 스위스공식이 채택된다면 고율 관세의 대폭적인 감축으로 우리 농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출개도국들을 상대로 스위스방식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개도국 지위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UR 농산물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음으로써 쌀 시장개방을 포함한 시장접근 분야에서 국내 농업보조금의 감축 폭과 감축 기간에 대해 많은 혜택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보장받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해 당사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도국 우대를 받아야 할 타당성 있는 논리개발을 통해 이들을 설득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DDA 농업협상에서 개도국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고, 이에 개도국들에 여러 우대조치가 허용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우리도 협상전략을 철저하게 수립해 개도국 지위를 관철시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통치권자인 대통령은 물론 범정부적인 대응 태세를 갖춰 해결해야 함은 물론이다. 오는 2월 25일 출범하는 노무현 정부가 농민 편에서 농산물 협상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이란 측면에서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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