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산업 미래창조포럼·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지난 15일 서울 경마공원에서 개최한 ‘과학기술! 농업의 미래를 열다’란 주제의 ‘제7회 농림식품산업 미래창조포럼’에서 농식품과 R&D의 융합이 앞으로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포럼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던 ‘2015 창조농생명과학대전’ 중에 열린 학술세미나로 농업인, 농산업체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과학기술! 농업의 미래를 열다’ 농림식품산업 미래창조포럼
“6차산업화가 농가 소득증대·지역경제 활성화 큰 몫” 공감대


▲농업과 과학기술의 만남=농업에도 이제는 과학기술이 접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식량안보를 지키면서 보다 풍부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세이시 니노미야 도쿄대 교수는 “20세기 이후 기온이 올라가는 등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80억명의 인구가 지속가능한 식량을 얻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예전에는 식량을 찾는데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안전한 식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식량을 보는 관점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시 교수는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최적화된 환경에서 농산물이 생산돼야 하는데 그 방안 중 하나가 농업과 과학기술의 융합”이라고 제안했다.

품종, 토양, 종자 등 각종 데이터를 통합해 이를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세이시 교수의 설명이다. 이 데이터가 바로 과학기술을 만드는데 기초자료가 되는 셈이다. 세이시 교수는 “현재 도쿄에서 개발한 기술 중 하나가 습도센서, 에너지센서, 토양센서를 하나의 기계에 부착해 농가에서 활용하도록 한 것”이라며 “과실의 당도가 어느 정도인지, 수액의 흐름이 어떤지, 쌀겨의 두께가 얼마만큼인지 등등을 세세하게 과학기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보다 최적화된 여건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차산업의 가능성=농식품과 R&D의 연계는 곧 농업의 6차산업화다. ‘R&D기반 창업·스타트업 성공사례’에서 이 6차산업화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긍정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민국 아기들의 외갓집’이라는 비전과 함께 2012년에 문을 연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50여 품목의 농산물을 계약재배하며 지리산 권역 유기농산물을 이용하는 가운데 산·학·연 인프라 구축, 유기농 이유식 전용공장설립 등 사업영역을 빠르게 넓혀가는 중이다. 오천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는 “하동지역의 유기농산물을 활용해 이유식을 만들면서 농가소득도 높아지고 있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도 함께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특히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점차 자리를 잡아갈수록 청년들의 농촌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이 또한 지역경제를 일으키는데도 주효하고 있다는 오천호 대표. 오 대표는 “농촌지역 청년 창업 자문 및 지원, 농촌지역인 고용창출 도모, 지역대학 졸업자 우선 채용 등을 추진하면서 농촌지역 청년실업도 해소하려 하고 있다”며 “자기 지역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면 지역경제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명 참샘골호박농원 대표도 같은 생각을 내놨다. 맷돌호박을 가공하고 있는 참샘골호박농원은 맷돌호박을 지역의 고령농가가 재배할 수 있는 소득작목으로 발굴하고, 이 맷돌호박을 고구마&호박죽, 호박미인, 호박손 달인물 등으로 상품화한 것을 물론, 최근에는 호박전통음식 체험장 및 농촌체험관광마을까지도 마련하면서 맷돌호박의 6차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호박 전통음식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연중 상시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호박테마파크도 구축하는 등 농촌체험관광마을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는 참샘골호박농원. 지난해 농촌체험관광마을의 방문객 수는 5000명으로 수입액은 6000만원에 이르렀다.

최근명 대표는 “맷돌호박에 6차산업을 접목하면서 호박의 고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 뿐 아니라 이를 통한 맷돌호박 재배 농가의 소득확대가 지역경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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