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서 우리화훼종묘 사장이 식용백합 '나우리'의 줄기와 구근을 들어보이고 있다. 식용백합은 주로 구근을 3주 이상 숙성시켜 사용하는데 기관지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용으로 토종백합 사용
중국·일본서도 인기 꾸준
농가 새 소득작물 기대 


“침체된 백합산업을 살리는데 식용백합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백합 생산액이 2010년 591억원에서 2013년 270억원으로 줄어들고, 수출액도 2012년 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230만 달러로 급감하는 등 백합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이 백합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식용백합’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선 선조들이 약용으로 토종백합을 먹어 왔고, 주요 백합 수출국이자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식용백합의 인기가 꾸준해 내수와 수출 모두를 식용백합이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찾은 경기도 과천의 한 종묘장 시험포에서는 식용백합으로 등록출원을 기다리고 있는 시험품종 ‘나우리’가 한창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15년째 식용백합 품종을 개발해오고 있는 김재서 우리화훼종묘 사장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품종을 개량해 식용백합을 먹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선조들은 약용으로 나리(토종백합)를 먹어 왔었다”며 “중국과 일본 등에서 이미 식용백합이 활발히 유통되는 것을 보고 시장성이 있다는 생각에 품종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식용백합은 시장성이 충분해 앞으로 백합생산농가들에게 새로운 소득 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재서 사장은 “중국에서는 식용백합의 재배면적이 절화보다 2배 이상 넓다고 추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고급채소로 인식돼 비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만큼 중국, 일본, 대만 등에 수출해도 경쟁력이 있고 특히 늘어나고 있는 중국 관광객 및 체류자들만 공략해도 충분한 기본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갈 길은 멀다. 국내에서는 아직 백합이 식품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관련 연구도 미비하다. 식용백합은 정부가 종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3년부터 추진 중인 골든씨드프로젝트(GSP)의 한분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사업시행 2년만인 올해 지원이 중단됐다.

GSP에서 식용백합을 담당했던 박성민 강원대교수는 “앞으로 2~3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품종이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이엽우피소 등으로 파동을 겪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식용백합의 식품인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업체나 학계 등 민간영역에서 개발에 나서다 보니 구근증식을 위한 생산농가 확보가 어렵고 식약처 인증을 위한 독성실험, 효능연구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식용백합을 생산하게 되면 수출 및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해 침체돼 있는 백합 산업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희 기자 kimh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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