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aT화훼공판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aT화훼공판장 수입산 취급 관련 농업인 간담회'가 농가들의 거센 반발 속에 진행되지 못했다. 농가들은 간담회 장소 대신 경매장에 집결, 강하게 항의했다.

aT 화훼공판장 권역별 간담회 농가 반발로 서울지역 개최 무산
공판장 출하 중단 등 엄포…7월부터 취급 계획 차질 전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의 수입꽃 취급 계획과 관련 절화 농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2일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aT화훼공판장 수입산 취급 관련 농업인 간담회’가 농가들의 거센 항의 속에 진행되지 못했고, 지난 10일 광주원예농협과 11일 태안산지유통센터에서 열린 지역권역별 간담회 자리에서도 농가들은 수입꽃을 취급하려는 aT화훼공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aT화훼공판장은 지난 10~11일 권역별 농가 간담회 자리에서 수입꽃 취급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국화, 카네이션 뿐 아니라 당초에는 취급하려던 수입산 장미 품목도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20일 영남화훼원예농협에서 영남지역 농가들과의 간담회를 잇는 자리였다.

이 간담회 자리에서 권영규 aT화훼공판장 절화부장은 “지난 간담회에서 국화와 카네이션 뿐 아니라 장미도 취급하지 말라는 농가들의 요구가 있어 수입산 장미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외부 시장에서 수입꽃 유통이 만연해 있고 중도매인들 역시 암암리에 수입꽃을 취급해오고 있었던 만큼 거래 양성화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간담회에 참여한 농가들은 국내 유일의 화훼 공영도매시장인 aT화훼공판장이 수입산을 취급한다는데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김윤수 한국화훼협회 충남지회장은 “aT화훼공판장은 농가들을 위해 생긴 것인 만큼 수입산이 밀려들어오는 현실에서 어떻게 농가가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를 고민해야하는데 나서서 수입산을 취급하겠다고 하니 배신감이 든다”며 “국내 농가들을 위한 보호 장치도 없이 수입산 꽃을 유통하겠다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남 강진에서 수국을 재배하고 있는 김양석 뷰티팜 대표는 “중도매인과 매참인을 늘리고 국내 농가로부터 구색품목을 생산하도록 독려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는 게 먼저 아니냐”고 분노를 피력했다.

이에 더해 12일 예정됐던 간담회는 경기지역 절화 농가들이 항의 차원에서 당초 마련된 간담회 자리가 아닌 경매장에 집결, 간담회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다. 김광현 고양시 구산장미작목반장은 “국화나 장미, 카네이션을 안 한다고 해도 첫 단추가 잘못 꿰이면 언젠가는 이들 품목에서도 수입산 물량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간담회 자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aT화훼공판장은 6월부터 수입꽃을 취급하겠다는 안에서 한발 물러나 농가 의견을 수렴한 뒤 7월부터 수입꽃 취급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이번 간담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농가의 거센 반발을 마주한 만큼 7월 시행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산자 단체인 한국절화협회와 한국화훼협회는 공판장의 수입꽃 취급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부 지역에서는 수입꽃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거나 공판장 출하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도 밝히고 있어, aT화훼공판장이 수입꽃 취급 카드를 거두거나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당장 화훼 유통에서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현희 기자 kimh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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