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플랜텍·서울시립대 등 연구…조직배양묘 순화과정 거쳐 농가 공급

▲ 최기영 강원대 교수, 윤여중 대표, 이용범 교수(사진 왼쪽부터)가 조직배양묘 순화과정 시스템에서 자라는 육묘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블루베리 10만주·사과 9만5000주 보급 성공

작물의 조직배양묘를 순화과정을 거쳐 안정적이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술이 확대되면 신품종이나 대량생산이 필요한 작물의 보급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회사법인 (주)유니플랜텍과 서울시립대학교, 상미원영농조합법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충북도농업기술원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정공모과제로 ‘식물 조직배양묘를 통한 건전우량묘 민간위탁 생산시설 구축’ 연구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올해로 3년차인 이 사업은 조직배양을 통해 생산된 육묘를 순화과정을 거쳐 안정적으로 생산·보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신품종이나 대량생산이 불가능했던 사과나 블루베리 등 목본성 과수작물의 경우 대량생산의 길이 열릴 전망이다.

그동안 목본성 작물은 조직배양을 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순화과정에서 실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농가들이 병에 담긴 종묘를 받아 키우다 보니 재배기간이 길어지고 순화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 실패를 봤다.

그러나 유니플랜텍과 서울시립대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실용화를 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유니플랜텍이 조직배양을 거쳐 우수한 종묘를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된 종묘를 서울시립대가 개발한 순화시스템을 거쳐 육묘까지 키워 농가에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육묘를 대량 생산하게 된 것.

서울시립대가 개발한 순화시스템은 병에서 자란 육묘를 온실의 환경과 가장 적합하게 만드는 과정이 핵심이다. 병에서 생산된 육묘는 3단계의 순화과정을 거친다. 1단계는 습도를 90% 정도로 맞추고 2단계는 60~70%, 3단계는 온실의 조건에 맞추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 온도계와 습도계, CO2 계측기를 설치해 작물이 종묘에서 육묘까지 성장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준다.

이용범 서울시립대 교수는 “햇빛이나 온·습도, CO2, 양액 등 작물이 순화과정 단계에서 필요한 영양분과 조건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며 “식물공장이 밀폐된 공간에서 이러한 조건을 공급한다면 이 시스템은 일반 온실을 이용하면서 작물의 부족한 조건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중 유니플랜텍 대표는 “대만의 경우는 100% 육묘로 농가에 보급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준비가 부족해 사실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지금 연구는 계측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물의 순화과정을 최적의 상태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결과도 좋다. 블루베리는 2년간 10만주를 공급했으며 올해에는 사과 대목 9만5000주를 보급했다. 여기에 호접란은 육성 품종 5개를 비롯해 3개 품종을 출원하는 등 신품종을 8개나 개발했다. 이 가운데 ‘유니웨딩’ 호접란은 중국에 1만달러를 수출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처럼 조직배양 기술과 순화과정이 접목된 이 시스템이 확대되면 앞으로 민간 육종가나 정부의 신품종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블루베리와 사과 육묘도 시장의 요구로 판매가 된 만큼 앞으로의 기대감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용범 교수는 “정부 기관이나 민간에서의 신품종이나 조직배양이 필요한 품목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개발의 목적도 이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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