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1년 전으로 돌려보자. 2014년 5월, 우리는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보며 허망해했고, 또 아파했다. 무엇을 소비한다는 것이 사치라고까지 느껴졌다. 농산물 시세가 사상초유의 저점을 찍은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 1년 전을 다시 끄집어내는 이들이 있다. 다수의 기관과 언론 등에서 채소 값이 급등한다며 1년 전의 농산물 시세와 비교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긴 터널을 지나 그나마 농산물 소비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더군다나 무, 당근, 수박 등 아직 낮은 시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농산물도 많다. 이들 품목의 농가들에겐 더 큰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농산물이 물가 인상의 주범인 냥 요란을 떠는 일들은 자주 벌어졌다. 아파트 시세가 수억원씩 상승하고, 자동차 값이 수백만원씩 오르는 것보다 농산물 값 몇 푼 오르는 게 더 이슈가 된다. 그런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농산물 값은 별반 다르지 않다. 되레 올라가는 일보다 내려가는 일이 더 잦기도 했다. 

정말 그들이 끄집어내야 할 것은 1년 전 농산물 시세가 아닌, 1년 전 그날의 아픔에 대한 진실규명이자 이를 하지 못하는 곳에 대한 비판이어야 하지 않을까.

유통팀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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