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까지 소비자 불신 키워…현장 거래가격 하락

양계농협 난가공공장의 비위생적인 액란 제조과정이 여과 없이 보도된 가운데 소비자들의 계란에 대한 불신으로 산란계 농장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양계농협 보도 이후로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양계농협 난가공공장에서 납품된 회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판매하는 계란이 들어간 요리도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당분간 계란을 안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직접 구매하는 계란도 왠지 모를 불신이 든다”고 말했다.

양계농협 난가공공장 보도 이후 소비자들이 계란을 외면하자 산란계 농가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한 산란계 농가에 따르면 현장에서 거래되는 계란 가격이 평상시보다 17원 정도 떨어졌다. 농가는 “설 이후에 계란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긴 하지만, 이번 보도 이후로 예년과 비교해 계란 값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또 “문제가 제기된 것은 액란인데 결과적으로 계란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이번 여파는 상당히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산란계 업계도 이번 양계농협 사태가 장기화되고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란계 업계 관계자는 “왜 사고는 양계농협이 치고 소비자들의 질타는 산란계 업계 전체가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일단 검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사태가 가라앉으면, 계란 이미지 회복에 힘써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종준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 부장은 “계란 이미지 회복을 위한 홍보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 사태가 진정되는 4~5월부터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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