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육우협회 “덤핑입찰로 신뢰도 하락” 대책 촉구

지난해 국내 우유·유제품 소비량이 증가했지만, 수입 유제품이 그 자리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산 원유의 사용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우유 소비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우유급식의 경우 저가입찰제에 따른 품질 불신이 우려된다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낙농진흥회(회장 이근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우유·유제품 소비량은 364만8798톤으로 2013년 358만2185톤에 비해 6만6613톤(약 1.8%) 증가했다. 우유와 유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국내산 원유 사용량은 지난해 191만7000여톤으로 2013년 192만8000여톤에 비해 1만1000여톤(약 -0.5%)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수입된 유제품을 원유로 환산한 양은 162만722톤으로 2013년 157만7987톤에 비해 4만2735톤(약 2.7%) 증가했다. 즉 전체 소비량은 늘었지만, 국내산 원유사용은 줄고 수입 유제품은 증가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잉여원유로 만드는 국내 전·탈지분유 재고량 증가와 함께 전·탈지분유 수입실적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전·탈지분유 재고량은 1만8484톤으로 2013년 재고량 7328톤에 비해 1만1156톤(약 152%)으로 크게 늘었고, 전·탈지분유 수입실적은 지난해 2만3251톤으로 2013년 2만1755톤에 비해 1496톤(약 6.8%)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축산 강국과 FTA 체결로 유제품 수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원유가격이 kg당 500여원이고 국내 원유가격이 1100여원으로 약 600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가격 차이를 정부에서 가공유 지원사업으로 지원해야 수입 유제품의 충격에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뉴질랜드 FTA가 타결 시 가공유 지원 사업을 약속한 상태지만,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처럼 국내산 원유가 수입 유제품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우유 소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학교우유급식에서도 유통 질서가 흐트러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학교우유급식 공급업체 선정이 저가입찰제로 이뤄지다보니 공급단가가 경쟁적으로 낮아지고 우유 품질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

이와 관련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손정렬)는 지난달 3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진흥회에 저가 덤핑입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교우유급식은 2010년 이전에는 고정단가제로 거래됐지만,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부당공동행위로 판단해 행정제재를 내렸다. 이후 저가입찰제로 학교우유급식 공급체계가 바뀐 후 학교우유 단가(200~300원/200ml)가 시중가격(727원/200ml)에 절반에도 못 미쳐 우유급식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

손정렬 회장은 “학교우유급식 저가 덤핑입찰 폐단은 결국 낙농가의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고, 청소년의 체력 증진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고정단가제에 준하는 제도 마련이 꼭 필요하다”며 “농식품부와 낙농진흥회가 제도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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