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서만 7건 확진, 천안·증평서도 발생…위기경보단계 ‘경계’로 격상

 

백신 접종으로 인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던 구제역(FMD)이 진천에서만 8건이 확진되고, 천안과 증평에 이어 청주와 음성으로 발생지가 늘어나는 등 진정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위기경보단계를 주의 단계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하고 농식품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발생·인접 9개 시군 긴급 예방접종, 2차 보강접종해야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충북 진천 1만5000두 규모의 일관사육농장과 4700두 규모의 종돈장에서 FMD가 발생한 이후 8일·12일·13일·15일 등 총 7개 농가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진천군 장관리 소재 1만5000두 규모의 일관사육농장과 4700여두 규모의 종돈장은 같은 농장이며, 8일 발생한 농장은 이곳에서 약 800m 가량 떨어진 돼지농장이다. 또 12일에 FMD가 발생한 곳은 최초 발생농장에서 3.5km 정도 떨어졌고, 13일 발생한 농장도 최초 발생농장에서 반경 5km 내에 있었다.

15일에도 두건의 FMD가 발생했는데 이들 농장은 12일과 13일 발생한 농장의 인근농장이었다. 이에 따라 16일, 진천군은 고시로 관내 전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감수성 동물의 이동제한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어 FMD는 군 경계를 넘어 16일에는 최초 발생농장에서 17.65km 떨어진 천안에서 발생했고, 17일에는 증평군, 18일에는 또다시 진천과 천안에 이어 청주·음성으로까지 확산, 19일 현재 1만4491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18일,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위기경보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리고, 추가 확산방지를 위해 발생 및 인접 9개 시군에 대해서는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2차 보강접종을 요청했다.

또 현재는 임상증상 발현 개체를 중심으로 살처분을 하고 있는데 발생농가의 백신접종 실시 여부와 항체형성율 등 농가 상황을 고려해 해당 동 또는 농장 전체로 살처분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이준원 차관보는 18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FMD 발생원인이 “농장내로 유입된 바이러스로 인해 백신접종이 미흡한 돼지에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주변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어 백신접종을 소홀히 할 경우 추가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백신접종을 당부했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또 그간 발생한 농장의 항체형성율이 표기된 그래프를 통해 “1차로 발생한 농장의 발생동 95두를 채혈해서 검사한 결과 모돈의 전국 평균 항체율이 80% 이상인데 이보다 크게 낮았다”면서 “산차가 올라갈수록 백신을 누적적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에 80% 이상 나와야 하는데 30% 대였다”며 백신 접종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지난 13일 경남 양산에서 토종닭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는가 하면, 19일에는 증평군 소재 보강천에서 포획한 야생철새인 흰뺨검둥오리에서 H5N8 AI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도 AI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AI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농식품부는 AI가 아시아와 유럽에 이러 북미까지 확산됨에 따라 이들 발생지역을 여행할 경우 가축 접촉을 자제하고 축산물의 국내 반입금지 등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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