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철 농과밭 대표는 유통업체와 예약생산 방식을 도입해 생산 주요 품목을 연중 동일한 공급가로 납품하고 있다.

연중 동일한 공급가로 유통업체와 예약 생산
등외품 외 토마토 생산 전량 식자재업체 납품


최근 농산물의 수급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중 동일 가격에 의한 예약 생산시스템으로 안정된 소득을 높이고 있는 농가가 있어 화제다.  

충남 천안시 동안 풍세면에서 비닐하우스 8000㎡(2400여평)를 경작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주)논과밭의 신문철(38) 대표가 그 주인공. 이미 농과대학에서 석사까지 받고 농약회사에서 2년, 대형유통업체 바이어로 약 7년간 활동한 경험이 있는 젊은 농업인이다. 

신 대표는 오랫동안 전국을 누비며 좋은 농산물을 골라 마켓에 올리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주요 품목별 생산동향과 유통흐름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다. 그러나 농사는 유통현장의 경험과 전혀 다른 신사업 분야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3년전 농업회사법인으로 만든 (주)논과밭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보다 차별화된 생산방식을 도입하기로 하고 유통업체와의 예약 생산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 때마침 대형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물류비 절감 차원에서 직거래 방식을 도입하려는 시점과 맞물렸다.

신 대표는 재배작물의 생산비와 최소 마진을 더해 연중 동일 공급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의 공급제안서를 만들어 국내의 유명 식자재 전문업체에 제안했다. 가격 등락폭이 크더라도 적정 생산비에 최소 부가가치만 취하더라도 안정된 수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식자재 업체 또한 연중 소비자 가격이 일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원료수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돼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그 결과 토마토의 경우 반자동 비닐하우스 3300㎡(1000평) 2동에서 연중 생산되는 전 물량이 식자재업체로 납품된다. 올 12월에서 2월까지 3개월간에는 취청오이 60톤이 예약돼 현재 1320㎡(400평)에서 양액으로 재배되고 있다. 전체 물량 외형 매출만 30억원 이상으로 식자재업체가 요구하는 시기와 물량, 품위에 대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예약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생산 시스템은 등외품을 제외하고 전량 납품되기 때문에 선별과 인건비 등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재고관리가 쉬울 뿐 아니라 안정된 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계획 생산이 가능해 재배면적과 물량, 재배시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품질향상과 다수확 기술을 적용할 경우에는 추가 수익은 덤이다. 다만 고품질 생산과 안정적이고 지속적 거래에 대한 양측의 신뢰가 최대 관건이다.  

신 대표는 재배품목의 다각화도 시도하고 있다. 호박의 경우 인근 농장 하우스를 통해 하루 200~300kg를 생산하고 식재료로 쓰이는 허브도 월 500만원 가량 소득을 올리는 등 기존 식자재 업체 납품의 부대상품으로 출하하거나 별도로 유통하고 있다. 예약 생산 시스템을 통해 많은 유통업체보다는 품목을 다양화시켜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하고 물류비를 최대한 줄이자는 취지다.

(주)논과밭은 다품목 재배와 계약재배로 산지와 대기업 외식업체의 직거래 유통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와 유통업체의 요구에 의한 맞춤재배로 안정적인 물량공급과 재배원가를 감안한 납품가격 유지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위한 농장을 경영할 방침이다.

신문철 대표는 “대형유통업체들의 틈새에서 이들 업체와 잘 연계해 상생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인근에 중소규모 로컬푸드 매장 등을 만들어 체험을 중심으로 한 다품목 꾸러미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치선 유통전문기자 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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