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주되 거부하면 불이익

농림부·농협중앙회 ‘고강도 개혁’ 천명 - 농림부와 농협중앙회가 일선 농·축협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조합간 합병 움직임이 있는 곳은 104개. 이들 조합은 자율합병도 있고, 농협구조개선법에 따라 강제합병 당하는 곳도 있다. 농림부와 농협중앙회는 자율합병을 강조하고 있지만, 농협중앙회 개혁 문제를 비롯한 농협 개혁의 방향 및 방식, 순서 논쟁과 맞물려 향후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부 : 소멸조합당 2억, 5년간 무이자 지원농협 : 부실액 전액 보전, 합병비용 대기로 ▲현황=농림부에 따르면 104개 조합 가운데 현재 합병 완료조합은 고성농협(고성농협, 대가농협), 강원양돈(영동양돈, 강원양돈), 화천양구축협(양구축협, 화천축협) 등 3곳이다. 구조개선법에 따른 합병명령(요구)조합은 익산용안농협, 보령주포농협, 무안해제농협, 무주안성농협, 예산대술농협, 영광홍농농협, 진도조도농협, 장흥농협, 광양축협 등 9곳이다. 정읍소성농협, 고창신림·상하농협, 고흥도덕농협, 함평나산농협, 완도금일농협, 진도·의신·동진농협, 안동와룡농협, 통영도산농협 등 11개 조합은 구조개선법 적용을 받는 대신 자율합병을 의결했다. 자율합병을 추진중인 조합은 14개인데, △영주농협과 평은농협, 장성황룡농협과 동화농협 등 2개가 합병 의결 △광양옥룡, 청도금천, 함안함읍 등 3곳은 합병 합의 △단양대강, 부안계화-상서-하서, 상주공검-외서-은척, 하동고전, 경남중부화훼 등 9곳은 기본협정 상태이다. 특히 농협중앙회의 자체 경영진단결과에 의한 합병추진조합은 70개이며, 이가운데 화순동복농협과 북면농협이 합병을 의결했다. ▲농림부 시각=농림부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국내 금융기관간의 합병 사례, 일본 농협이 90년 3561개에서 2004년 896개로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다소 늦은 감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병과 관련,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한곳으로 모아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중앙회, 일선조합의 부단한 노력으로 자율개혁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 사례임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본부장, 시-군지부장, 조합장 등 관계자의 합병 노력이 신속히 결실을 맺고, 자체적인 규모화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농림부는 앞으로 농협의 자율합병을 원칙으로 하되, 부실조합의 경우 구조개선법에 따라 지소 폐쇄, 민·형사상 책임부과 등을 전제로 한 합병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갈 방침이다. 농림부는 자율 합병 조합에 대해 농협중앙회 지원과는 별도로 현재 소멸 조합당 2억원(5년간 무이자)를 지원하는 정부 자금 규모를 증액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자율합병 조합에 대해 소멸조합당 30억원(최고 60억원)을 6년간 무이자로 지원하고 부실액 전액 보전, 조합육성자금 우대지원, 합병 추진비용 지원 등을 시행중이다. 농림부는 약체조합이나 부실조합이 정당한 사유 없이 합병을 거부할 경우에는 농민의 실익증진을 위해, 해당조합의 자금지원 배제 등 강력한 불이익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 ▲농협중앙회 방침=농협중앙회는 지난해말부터 조합경영진단평가위원회와 조합경영진단국을 두고 경영약체조합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 대상은 △조합원수 1000명 미달 조합 △조합구조개선법상 순자본비율 4% 달성이 어려운 조합 △조합원에 대한 배당(5%) 여력이 없거나 사업이 정체돼 있는 조합 등이다. 농협중앙회는 1300여개에 달하는 일선 농·축협에 대해 경영상태를 분석, 이 가운데 상당수에 달하는 경영약체 조합에 대해 정밀경영진단을 거쳐 합병권고나 경영개선조치를 내리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또 최근 조합 완전자립기반 구축을 위한 세부 지도·지원계획을 통해 순자본 비율 4% 이상, 중앙회의 무이자자금 수혜익 차감 후 순수익으로 조합원에 대한 배당을 5% 이상 할 수 있는 조합을 자립조합 기준으로 제시했다. 미달하면 부실(우려)조합, 경영약체조합으로 구분, 자체 경영정상화를 추진토록 하되, 필요할 경우 경영개선요구 또는 자금지원 제한 등의 조치도 병행한다는 것. 회생이 불가능한 조합은 합병을 추진하되, 경영진단과 관계 없이 자율 합병을 희망하는 조합은 합병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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