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전병호(28) 씨는 약 2만6400㎡(8000평)의 사과밭을 일구며 연간 2억원의 매출소득을 올리고 있다. 충주시4H회장으로도 활동하며 우수한 영농생활과 농촌지도자로써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전 씨가 농업인으로써 삶을 결정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농업생활을 지켜보고, 또 가끔을 도와드리면서 이 직업이 결코 만만한 직업은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면서도 “하지만 농업은 내가 능동적 주체가 돼 노력한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정직한 직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힘든 영농생활을 무릎쓰고 부모님의 뒤를 잇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함께 일을 하시면서 늘 같이 다니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며 “우리 부모님은 나의 롤모델로 나 역시 농촌사회 속에서 좋은 가정을 꾸리고, 가족들과 늘 시간을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화복한 분위기 속에서 부친과 모친, 전 씨는 각각 회장, 부회장, 사장이라는 별칭으로 서로를 부르며 과수원을 꾸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늘 연구하고, 고민하는 농업인

전 씨가 생산한 사과는 구리농수산물시장에서 최상품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수한 품질로 입소문이 나 전화주문을 통한 택배판매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주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더 나은 사과 생산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한 결과이다. 2000년 초 남들보다 빨리 저농약농산물, GAP인증도 받았으며 여기에 더 신선하고 안전한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실제 현장에서는 무농약 재배기술을 공부해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전씨는 모친과 함께 충주시농업기술센타에서 운영하는 농업경영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농진청이 선발하는 강소농 교육도 받는 등 신지식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인근에 새로운 재배기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직접 가서 그 비법을 물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연구와 고민 끝에 전 씨는 직접 천연액비를 만들어 밭에 살포하고 있다. 토마토, 당근 효소에 사과식초, 목초액, 바닷물, 인삼칼륨 등을 섞어 24시간 발효하고, 다시 24시간 배양한 것이다. 이를 9월 초부터 1달간 10일간격으로 3번 살포하면 사과의 당도가 훨씬 올라갈 뿐만 아니라 색탁도 훨씬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씨는 “천연 액비뿐만 아니라 우분을 1~2년 발효해 매년 사과 수확이 끝난 후 뿌리면서 밭의 지력을 높이고 있다”며 “화학비료도 있는 그대로 살포하지 않고 흙살림에서 구입한 균배양체와 혼합해 비료가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발효시킨 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묘목재배로 과수산업의 기틀까지 영역 확장하고 싶어

무농약 이상으로 사과를 재배하면 필연적으로 규격 미달 과전 씨는 영농생활을 사과재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그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과 묘목을 재배, 판매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그는 “아직 사업의 추진방향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묘목사업을 위한 관련 자격증을 지난해 취득했다”며 “지금은 묘목사업을 위한 기반 구축을 하고 있는 단계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래의 농업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 씨는 엄격한 목소리로 조언을 남겼다. 그는 “어린시절을 농촌에서 생활한 사람이라면 농업의 육체적 고통과 어려움을 잘 알겠지만 옆에서 보는 것과 실제 수행하는 것은 천지차이다”며 “현장에 뛰어들기 전 굳건한 마음과 확실한 계획을 세워야 원하는 영농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류영민r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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