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로 고민하는 농산어촌에 한 줄기 햇살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도시민농촌유치지원사업’이다. 일반인들은 생소하겠지만 시군 공무원들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업이다. 인구감소로 지역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군에게 정부가 매년 2억원씩 3년간 총 6억원을 보조해서 도시민 유치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시민유치지원사업, 총 6억 지원

2007년 10개 시군에 지원한 것을 필두로 매년 사업이 늘어났다. 2010년 22개, 2011년 25개에서 2013년 35개, 올해는 40개로 늘어났다. 2억원짜리 사업에 웬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은 전쟁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구 의원들이 직접 사업을 따기 위해 농식품부나 기획재정부 관리들을 찾아다닌다.

도대체 도시민농촌유치사업이 뭐 길래 온 나라가 난리인가. 필자의 시각으로 보면 농촌의 인구증가에 1등공신이다. 농식품부가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2010년부터 귀농귀촌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 4067호, 2011년에 1만503호, 2012년에 2만7008호, 2013년에는 3만호가 넘을 전망이다.

인구증가는 저출산·고령화에 신음하는 지자체에 활력과 변화를 가져다준다. 우리 농촌은 2010년까지 지속적인 이촌향도 인구감소에 고통 받았다. 하지만 마이다스의 손처럼 도시민유치지원사업을 충실히 하는 지자체는 인구감소에서 정체로 대 전환을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지자체가 고창과 상주이다. 이들 지자체는 최근 인구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고창은 귀농귀촌인 덕분에 인구가 부안보다 많아졌다는데 전 군민이 자부심을 느끼기까지 한다.

사업효과가 이 정도라면 지자체들이 죽기 살기로 도시민유치지원사업 공모에 전력투구 할만도 하다. 농식품부의 사업 담당자인 안종락 사무관의 표현을 빌리면 “도시민유치지원사업을 추진하는 시·군과 미시행 지자체는 인구증가에 있어서 현격하게 차이가 나고 후발주자들이 선두를 따라잡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농촌 민박에 식사제공 등 허용돼야

그 이유는 도시민유치지원사업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첫째, 사업구분을 분명히 하고 명확한 사업범위를 두고 있다. 둘째, 사업의 전후방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표준방안과 평가기준을 세우고 있다. 셋째, 사업을 충실히 하면 도시민유치뿐만 아니라 새로운 취농인력과 일자리창출을 유도하는 방안이 준비돼 있다.

구체적인 사업체계는 농촌이주 의사형성단계, 이주 준비단계, 이주 실행단계, 이주 후 정착단계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선발된 시군은 소프트웨어와 홍보·정보제공·교육 등으로 자금을 집행한다. 한마디로 도시민을 유치하기 위한 귀농귀촌박람회를 준비하고 여기서 만난 도시민을 지역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이들이 지자체로 귀농을 유도해 정주기반을 제공하고 일자리와 융자금을 알선하고, 멘토링 제도도 운영한다. 그리고 지역갈등을 방지하는 귀농자모임을 구성하는 등 지역에 연착륙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한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미래상은 도시에서 귀농귀촌한 사람들이 농촌에 적응한 이후 6차산업으로 잘 살게 하는 것이다. 귀농귀촌인들은 단순한 농업생산에서 벗어나 세계금융경제를 맛보고 그 흐름에 동참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농촌의 새로운 주자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농촌이 산다. 이를 위해서는 6차산업과 농촌관광, 농촌가공이 하나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즉 농촌민박에 식사제공이 허용돼야 하며, 승마·오토캠핑 등이 농외소득이 되도록 규제를 완화해 줘야 한다.

농민 생산 가공품 식파라치 해결을

가공부분에 있어서는 최대 난제인 농민이 생산한 가공품에 대한 식파라치 문제를 식품위생법에서 예외조항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또 가공이나 전통주에 있어서 자가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부가세 제외도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도시민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농촌에서 만들 것이다. 또 도시자본을 농촌에 투자하는 신 농촌 르네상스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이것이 창조경제이고 일자리 양산이다. 지금 6차산업특별법과 귀농귀촌특별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두 법의 빠른 통과가 농촌에 새로운 활력과 자조적 복지, 귀농귀촌인의 경제자립을 앞당길 것이다.

유상오 원장은 국내 귀농·귀촌 컨설턴트 1호로 현재 한국귀농귀촌진흥원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귀촌창업 부자들’·‘은퇴하면 뭐 먹고 살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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