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자연과 교감하는 법 알려주고파”

미술과 조경을 전공한 그녀의 생태농원은 전문가의 솜씨가 잘 드러난 곳이다. 이 곳에서는 식물과 교감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경주시 안강읍 검단2리에서 생태교육농장 ‘여연’을 운영하고 있는 최향미(45·사진) 씨. 그녀는 지난 2009년 상반기에 검단2리로 본격 귀농한 서양화가다. 식물을 너무 사랑한 화가였던 그녀에게 농부란 직업은 늘 되기를 꿈꾸던 것이었다. 요즘 그는 자신을 ‘농민’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한다. 도시에서 살던 그에게 귀농은 늘 2% 부족하기만 했던 오랜 도시에서의 삶을 온전한 것으로 채우기 위해 단행한 중대한 결단이었다. 

그녀는 “지금은 잠시 학업을 중단한 상태지만, 지난 2008년도에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식물과 정원 등에 관련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싶어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석사과정에 새로 진학했다. 또 10년 전부터 식물과 정원 등에 관련된 전문서적을 찾아보고, 식물원 봉사 체험과 농장 현장체험 등을 통해 생태농장을 가꾸기 위한 꿈을 키워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1000여 평 남짓 논이었던 땅을 일궈 밭을 만들었다. 그 위에 현재의 생태교육농장의 정원을 꾸몄다. 수목이 어우러진 들꽃정원, 향기가 있는 수목 미로정원, 덩굴식물 터널, 울릉도 자생식물 정원, 수련이 있는 미니정원, 야생화 전시실, 다육식물 온실, 연못, 생태수로길, 정원과 관련된 실습 및 체험학습장 등의 현재 생태농장을 갖추는데만 꼬박 4년이 넘게 걸렸다.

최근 방문한 그녀의 생태농원은 30여분 이상 면밀히 살펴봐도 험 잡을 만한 곳 하나 없이 조화롭게 꾸며져, 미술을 전공한 화가이자 조경전문가 다운 그녀의 솜씨가 잘 드러나 돋보였다. 당시 그녀의 농원 곳곳에는 봄을 맞아 200여 종이 넘는 봄꽃과 야생화와 각종 수목이 흐드러지게 피고 자라고 졌다.

그녀는 “농업·농촌이 가진 고유의 자연과 환경을 교육적인 방향으로 접근해 체험학습 등을 통해 도시의 학생과 일반인에게 제공하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 농촌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형식적인 체험보다는 자연과 농촌의 생활을 충분히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생태교육농장에서 식물과 교감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짜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현재 그녀의 생태교육농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정원을 가꾸는 방법을 교육하는 ‘꼬마 정원사’ 과정과 도시민들에게 생활원예의 이론과 실습을 교육하는 정원 아카데미 교실, 허브를 이용해 향초와 비누, 화장품 등 만드는 생활 속 허브 체험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농장 인근 농가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도 노력했다.

그녀는 “인근 농가와 연계해 시골 논두렁 걷기 체험과 소 먹이주기 체험 등 아주 사소하지만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알 수 없었던 농촌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마을의 농가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우리 교육농장을 찾는 아이들이 마을의 다른 체험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그녀는 “향후 생태교육농장을 찾은 도시민들이 농촌 체험에서 더 나아가 지역 농산물을 산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직거래 형태의 농산물 판매 시스템을 마련하고, 체험농가에 마련된 숙소에서 숙박을 하면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심층적인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할 수 있는 방안을 주민들과 함께 마련해 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010-4434-2301..
조성제ch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