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엔 수많은 기관 단체가 있다. 그들의 존재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농업과 농촌, 농업인의 이익증대가 아닐까 싶다. 농식품부나 지자체, 농협, 유통공사 등도 각 분야에서 농업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존재한다. 물론 한국농어촌공사도 이런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제 아무리 큰 덩치를 자랑한다 하더라도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업인이 배제된다면 그것은 스스로 존재의미를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큰 이익을 내는 사업이라도 그것이 농업과 농업인에게 해를 끼친다면 당연히 해서는 안되는 것 또한 같은 이치다.

그런데 최근 한국농어촌공사의 모습을 바라보면 스스로 존재의미를 퇴색시키는데 급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사의 사업확대나 이익증대가 최우선이다. 여기엔 농업인들이 겪는 불편함이나 억울함은 보이지 않는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수용 문제가 불거졌고, 이 때문에 농민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직원은 “규정과 원칙에 맞게 업무를 처리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농민들은 물론 취재과정에서 제기했던 문제의식에 대해 “왜 그런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느냐”는 대답은 ‘더 이상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이 또한 일반기업과 다를 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업관련 기관이라면 규정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농업인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하는 것 아닐까 싶다. 농민들은 ‘이럴바엔 차라리 한국농어촌공사가 없는 것이 좋다’라는 말을 할 정도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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