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안심한우가 대대적인(?) 전파를 탔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에서다. 생산관리부터 유통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농협 안심한우 측의 광고를 토대로 생산농가를 찾아가보니 정작 농가는 안심한우로 출하되는 줄도 몰랐다는 내용에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이 싸다고 한 것도 거짓이라는 지적. 또 안심축산분사가 도매유통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유통단계가 줄어든 것도 아니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모두가 안심한우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심한우는 유통브랜드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보도 이후 농협안심축산 홈페이지. 안전성이 확보된 통일된 사료, 깨끗하고 위생적인 사육환경, 농장 HACCP 제도 정착, 농협축산물공판장 출하 등 안심한우가 갖춰야 할 생산에서 도축단계까지의 매뉴얼이 게시돼 있다. 생산에서부터 관리가 이뤄진다는 의미로 들린다.

한편에서는 생산자단체를 표방하는 농협중앙회가 유통브랜드를 만든 것 자체로서 이미 안심축산브랜드는 논란거리를 내재하고 있었다는 시각도 많다. 생산자단체가 생산은 관리하지 않고 유통만 한다는 점에서 농협이 일반 유통업체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안심축산사업 계획에 따라 도매유통물량을 늘려갈 경우 사실상 생산자인 조합원을 관리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생산자단체를 표방하지만 생산자 관리가 안되는 현실이다.

유통물량은 늘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농협중앙회는 신용과 경제사업분리와 ‘팔아주는 농협 구현’을 목표로 올 3월 새로운 농협출범을 선언한 바 있다. 팔아주는 농협 목적 달성을 위해 축산경제분야에서는 한우 50%, 돼지 40%, 닭·계란 20%의 도매유통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도매유통 점유율 달성의 중심에는 안심한우로 대변되는 농협안심축산분사가 있다. 2014년 주식회사로 분리하는 것이 목표다. ‘스스로 먹고 살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것이 취급물량을 확대하는 것 밖에 달리 마뜩한 것이 없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9일 설명자료를 통해 농협안심한우 브랜드는 한우 DNA 조사와 잔류물질 검사 등을 거친 유통브랜드라고 설명하면서 광고와 홈페이지 내용이 자칫 생산단계에 대한 관리가 100% 이뤄지고 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농협에 개선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농협도 KBS 추적60분 방송내용에 대한 이해자료를 내고 보도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 졌다. 소비자들의 안심한우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고, 전국한우협회는 한우고기 신뢰에 치명타를 입힌 농협안심한우가 농민피해를 보상하라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냈다. 협회는 또 한우산업에 치명타를 입힌데 대한 책임을 전부 져야 한다는 강경발언을 내놨다. 소값 하락과 사료가격 상승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 농가들은 분노하고 있다.

안심축산분사는 사전에 이 같은 문제를 정비하고 브랜드의 실체적 진실을 정확하게 알려 오해의 소지를 없앴어야 한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곧바로.
이진우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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