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농민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가운데도 땀의 댓가를 수확하는 기쁨에 피곤함을 잊고 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수확후에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농작물 절도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올해는 기록적인 무더위와 이로 인한 심한 가뭄, 태풍 볼라벤의 피해로 농작물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농산물 가격이 많이 상승하고 있다.

이 틈을 타 농번기 빈집을 골라 애써 수확한 농산물을 절취해가는 절도범이 활개를 치고 있다.

농민이 키운 농작물은 피와 땀이 담겨 있다. 비료,농약 등 생산비 증가로 갈수록 채산성이 악화되어 수확한 농작물을 제대로 팔아도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벼(米)의 경우 예전에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88번(八十八)의 손길이 간다고 했었다. 그만큼 정성이 많이 간다는 뜻이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속에서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을 절취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심각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농산물 절도는 이농과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되는 경제 침체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농산물 절도는 주로 차량을 이용하므로 마을에 낯선차량이 보인다면 메모를 해두거나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수상한 점이 발견되는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그리고 농산물 도난이 예상되는 장소나 주요 도로에 CCTV를 확대 설치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다른 범죄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고령화 등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자율방범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민들이 교대로 농경지와 주변 건조장, 농산물 저장창고 등을 순찰하며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마을에서 단체 관광이나 경조사 참석 등으로 빈집이 많이 발생할때는 사전에 인근 경찰서와 신고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끝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교육이다. 마을별 반상회 등을 통한 교육이나 마을마다 설치된 방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항상 주의와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한다.

모쪼록 모두가 함께하는 철저한 예방으로 더 이상 피해농가가 발생치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때다. 김춘래/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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