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농가와 인삼업체 등 인삼업계가 총체적인 난국을 맞고 있다. 한참 수확 후 수매를 진행, 4~6년 농사를 결산해야 할 농가와 가장 큰 대목시장인 추석시즌을 보내는 인삼업체 등 그 어느 때보다 분주히 움직여야 할 인삼업계지만 생산량 감소와 경기불황 등으로 올해는 유독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현상이 올 한해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데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농가, 수년농사 망쳤다=연이은 태풍의 강타로 인삼농가들은 그 어느 작물보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단지 한 해 농사로 그치는 것이 아닌 다년작이라는 특성상 수년간의 농사에 타격이 가해졌기 때문. 인삼 예정지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피해까지 맞물리면 수년 안에 인삼수급에 치명적인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올해 태풍피해에 대한 보상 역시 막막하다. 최대 지원금이 5000만원으로 한정돼 있고 대부분 그 해 농작물에 대한 피해보상에 그치고 있어 인삼농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인삼은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재해보험 대상으로 정해졌지만 대상 지역이 확정되지 않아 대부분의 인삼농가들이 재해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인삼 관련 생산자단체의 한 농업인은 “다른 작물도 힘들겠지만 인삼은 3~4년근까지 피해가 커 올해 이후 농사까지 망칠 위기에 처해있다”며 “특히 인삼은 땅 속에 들어있어서 실질적인 피해가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있어 농가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삼은 최대 6년간 재배해야 하는 작물임에도 이에 대한 형평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농가들은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토해내고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인삼업계, 최악의 불황에 신음=홍삼 등 인삼업체의 어려움도 인삼농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최대 대목시장으로 통하는 추석시즌을 맞이했지만 최악의 경기 불황으로 매출 하락에 전조등이 켜지고 있다.

인삼업체에 따르면 추석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지난 24일 현재, 대형업체와 중소업체를 막론하고 다수의 인삼업체들이 당초 예상목표의 절반가량에 그치는 매출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중저가 제품 선호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식품업체들이 앞 다퉈 홍삼시장에 진출하면서 과당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업계에겐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인삼업계에선 업체 실명까지 거론되며 1~2년 안에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는 설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인삼업체 관계자는 “홍삼업계로 치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우리 업체도 올 추석은 정말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인데 다른 업체들은 어떻겠느냐”며 “일부 업체들의 도산 위기설도 나오고 있는 등 업체들에겐 갈수록 힘겨운 고비가 넘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욱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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