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농장은 ‘작은 박물관’…고객 북적

장인옥 씨가 탐스럽게 자란 노루궁댕이버섯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달빛동화마을에 자리 잡고 있는 ‘버섯아일랜드’. 버섯아일랜드는 오늘의 주인공 장인옥 씨가 남편, 큰 아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체험형 버섯농장이다. 이곳은 버섯체험농장 운영으로 연 4000여명의 고객을 받고 있다.

“체험농장의 핵심은 재배하고 있는 농산물의 사용이라고 생각해요. 체험농장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수확하기나 만들기 체험 쪽으로 가고 있지만 단발성 행사에 끝나고 말죠. 저희는 체험이 끝나더라도 소비자가 버섯을 가까이 할 수 있어요.”

국내에는 다양한 작물의 체험농장이 존재한다. 도시의 소비자와 농어촌의 생산자를 연결함과 동시에 농어촌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장점이 있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그러하듯 체험농장 역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사업구상을 갖고 시작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 그런 면에서 장 씨의 농장은 불모지 같았던 버섯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버섯체험농장계의 선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섯아일랜드의 첫 번째 성공비결은 남편과 부인의 분업화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 장 씨의 남편인 정연수 씨가 버섯재배를 맡고 그녀는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농장의 방문객은  어린아이부터 장애인까지 그 계층이 다양하다.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친절함과 배려심. 장 씨의 친절함이 체험농장 운영에 장점이 되는 이유다.

“처음에는 소비자를 대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남편이 정성들여 키운 버섯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이 정말 보람되더라고요. 서비스 관련 책자나 교육 등을 들으면서 서비스 마인드를 배우려고 노력했더니 어느 순간 고객이 늘어났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버섯을 못 먹던 아이가 저희 농장을 방문하고 버섯마니아로 바뀐 일이에요.”

두 번째 성공비결은 농장을 작은 박물관처럼 꾸민데 있다. 버섯은 생애주기가 짧아 초기부터 수확기까지 다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농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생애주기별 버섯을 따로 재배한다. 또한 재배방법과 품종도 다양화해 봉지재배, 병재배, 바구니 재배에서부터 녹각버섯, 노루궁뎅이버섯, 색깔 있는 버섯 등 소비자들이 쉽게 볼 수 없는 품종을 준비했다.

세 번째 성공비결은 소비자의 집까지 이어지는 체험이다. 체험농장을 방문한 아이가 버섯이 마트에서 생산되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수년간의 연구 끝에 버섯키우기 세트를 구상했다. 이 세트는 자체 디자인한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에 톱밥을 넣고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 등 소비자가 쉽게 기를 수 있는 작물로 구성했다. 가격도 개당 2000원으로 저렴해 농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의 손에 한 두 개씩 들려서 가는 효자상품이다.

“농민의 기본은 생명생산이라고 봅니다. 체험농장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소비자들에게 버섯의 소중함을 알리는 게 더 뜻 깊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농장을 찾은 분들이 버섯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그 파장은 버섯업계로 퍼질 것 이라고 믿어요.” 체험농장 운영을 넘어 버섯업계의 발전까지 생각하는 장 씨의 말이다.
강효정kang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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