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업이 적자인 마당에 주유소를 설치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분석에 따른 것이냐.” “예금금리는 내리면서 대출금리 특히 신용대출금리 폭을 묶어 두는 이유를 대라.”조합원들이 달라졌다. 지난 2월 12일 오전 10시 충남 부여농협 대강당에서 개최된 정기총회 결산심의 건. 대의원 74명은 예년과 다르게 공개청문회를 방불케하는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이에 앞서 김관종 조합장은 “우리 부여농협은 지난해 2억9천여만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출자배당, 이용고배당, 대손·퇴직급여충당금 적립 등에 따른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조합의 이러한 상황을 대의원 여러분들은 감안해 주길 바란다”고 대의원들의 이해를 구했으나 대의원들의 질문공세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달라진 총회분위기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현상이다. 왜 여느 총회 때처럼 의사진행이 일사천리로 가지 않고 조합원들이 나서는 것일까.부여농협은 지난해 조수익(경비를 제외하지 않은 총수익)의 경우 전년도인 99년에 비해 구매 4천8백만원, 판매 1억4천만원, 가공 2억1천7백만원, 창고 2천2백만원, 운송기타 3천2백만원, 신용 1억9백만원 등 총 3억2천1백만원의 감소를 가져왔다.농협중앙회가 올해부터 일선조합들의 합병, 경영지도, 자산건전화 등에 주력하겠다며 감사와 자산실사를 강조하고 있는 터라 경제사업 위축을 바라보는 조합원들은 불안하고, 당연히 조합 임직원 질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날 대의원들의 얘기다.벼를 재배하는 윤석재씨는 이날 △부실채권 규모와 회수 방안 △RPC 도정수율 불안 원인 △대출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이유 등을 조목조목 따져 물어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직원 모두 ‘좌불안석’이었다.이와 관련 장종익 협동조합연구소장은 “협동조합 개혁을 조합원이 더욱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조합원의 개혁의지 만큼 농협중앙회나 일선 조합들도 변해야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유영선 기자 yuy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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