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진심으로 대하니 복숭아 판매 쑥쑥”

정승옥 씨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복숭아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농업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그녀가 농업과 가사, 육아까지 병행해야하는 슈퍼우먼이라는 것을 뜻한다. 농어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여성들의 역할을 주부에서 농업인으로 변화시켰다. 하지만 농촌현실에서 여성들의 권리는 열악하고 제대로 된 평가 역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문화 등 삶의 질이 도시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농어촌에서 묵묵히 영농에 임하고 있는 ‘지역 우수 여성농업인’을 찾아 그들의 삶과 역할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경기도 이천시의 정승옥 씨가 그 첫 번째 주인공이다.

“고객관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진심이라고 생각해요. 맛으로 고객의 호감을 이끌어냈어도 진심이 담긴 친절이 없다면 소용없죠.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 비결입니다.”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방추리에 위치한 ‘풍원농원’. 이곳은 정 씨가 남편 이재권 씨와 함께 20여년이 넘도록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다. 서울토박이인 그녀는 친정어머니의 소개로 만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농촌에 정착하게 됐다.

남편과 함께 농장을 운영하며 정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유통과 마케팅이었다. 정성들여 농사를 지은 복숭아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판로확보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학구열과 현장탐방으로 이어졌다.

정 씨는 농촌체험마을이 인기를 끌기 전인 2009년 농촌관광아카데미 수업을 들었다. 또한 ‘2011 경기도 향토음식 세계화 교육’ 등 다수의 교육에 참가해 배운 내용을 영농에 적용했다. 아울러 유통구조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심리를 알기 위해 대형마트에 취직하는 등 성공적인 농업경영을 위한 열의가 돋보인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하며 유통과 마케팅에 대해 배우고 싶었어요. 마트에서 과일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고객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가장 효과적인지 많이 배웠습니다.”

과일의 맛과 향기를 잘 즐길 수 있는 법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한번 본 고객은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그녀의 친절함은 성과급으로 나타났다. 입사한 지 두 달만에 성과급 100%를 받아낸 것. 당시 배웠던 친절함은 지금까지도 그녀의 몸에 배어 풍원농원을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고객을 사로잡는 친절함에 소비자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올라갔다. 정 씨의 남편 이재권 씨는 부인이 없었다면 지금의 풍원농원이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당찬 꿈도 갖고 있다. 여성농업인으로 산다는 데 많은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의 최근 목표는 체험농장을 운영해보는 것. 정 씨는 “복숭아 잼이나 쿠키, 초콜릿 외에도 복숭아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많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강효정kang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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