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월 생산량 10만 마리로 ‘세계적 해마왕국’ 도약 꿈꿔”

“현재 월 1만 마리 정도인 해마 생산량을 올 연말까지 10만 마리로 늘려 한국을 세계적인 해마왕국으로 키워 나가겠다.”

제주도 동쪽 끝,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안가에 위치한 한국해수관상어종묘센터.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수 관상어를 양식하는 곳이다. 이곳을 이끌고 있는 노 섬 대표는 해수관상어 16종의 인공 양식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해수관상어 연구의 선구자다.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최우수 수산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67년 국립수산진흥원 여수지원 수산연구사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 평생을 바다 생물 연구에 바친 그가 해수관상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부터. 제주대학교 해양생산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1년 정부 연구개발(R&D)사업의 일환으로 관상어 연구를 시작해 클라운피시 3종의 인공종묘기술 개발에 성공한다. 이를 직접 산업화하기 위해 지난 2005년 8월 사재를 털어 한국해수관상어종묘센터를 설립했다.

노 대표는 “보고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기르는 관상어 산업은 고부가 산업”이라며 “특히 최근 무분별한 남획으로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의 해수 관상어 자원이 고갈되면서 양식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가 해수관상어 산업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한 이유다.

현재 노 대표가 인공종묘에 성공한 어종은 클라운 피쉬 10종과 해마 6종 등 16종. 이 중 클라운피시 7종(시나몬, 토마토, 새들백, 파이어, 오셀라리스, 클라키, 마룬)과 해마 4종(레이디, 블랙쿠다, 바브리, 빅밸리)을 생산 중이다.

최근 수출에도 탄력이 붙었다. 지난 4월 관상어 왕국인 일본으로 해마 100마리, 클라운피쉬 600마리를 수출한 데 이어 미국, 중국, 러시아, 사우디, 유럽 등지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 노 대표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노 대표는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해마를 만병통치약으로 인식, 자연강정제나 임산부의 난산을 돕는 약재로 쓰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해마의 80%가 중국시장에서 소비된다”고 전했다. 가격도 높은 편이다. 클라운피쉬 한 마리가 2달러50센트 정도인데 반해 해마는 15~20달러를 호가한다.

요즘 그의 가장 큰 고민은 후계자 양성. 일흔의 나이에 “이제 그만 좀 편히 쉬시라”는 자식들의 강권을 마다하고 아직은 직접 뛰고 있지만 힘에 부친다. “양식은 생물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은 데다 휴일에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완전 3D업종이다. 게다가 평균 월급이 120만~150만원선인데, 그 돈 받고 전문인력이 들어오겠나. 하지만 기술력 없는 단순 노동력으론 양식산업을 발전시키기 힘들다. 그래서 작년 연말 월급을 200만~250만원까지 올려 전공자 3명을 데려 왔다. 부담스럽지만 일단 버티고 있다.”

이같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라도 시설 현대화가 절실하다. 문제는 자금. 노 대표는 올 초 제주도가 내놓은 해수관상어 산업단지와 테마파크 조성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는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사업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노 대표는 “현재 관상어센터는 세계적 수준의 양식기술을 보유, 시설만 있다면 얼마든지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며 “새끼가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는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제주도의 새로운 관광 명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산과학원에 재직하던 18년 동안 휴가는커녕 설과 추석에도 쉬어본 적이 없다는 그의 양식 산업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김선아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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