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책 한 쪽 정도, 30분 전후로…날마다 정리하는 게 가장 중요

복습의 중요성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단순히 암기 위주가 아닌 효율적으로 복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의 기억력은 30분만 지나도 50% 가까이 지워지고 일주일이 지나면 25% 정도 밖에 기억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니 단순 암기는 그 시간과 노력에 비해 큰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공부한 것을 정리한다면 기억력은 물론 지식을 구조화 시키는 데는 훨씬 큰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복습하기에도 이 공책은 큰 역할을 한다. 배웠던 내용을 문제집으로만 다시 확인하고 되풀이한다면 재미도 없을뿐더러 이 역시 단순 반복에 의한 기억력만 강화될 수 있어 창의력, 적응력, 자기주도적 문제 해결력 등 조금 더 높은 사고력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가 직접 자신만의 방식으로 키워드, 그림이나 표 등을 이용해 정리한 공책을 이용한 복습은 그렇지 않다. 무너져가던 일본의 공교육에 큰 바람을 일으킨 아키타현 학생들의 공부방법에도 이 복습공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은 우리나라 곳곳에도 학원중심의 지나치게 앞서가는 선행학습이나 요점정리 인쇄물을 지양하고 날마다 스스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복습 공책을 선택한 곳이 많다. 무엇보다 이 공책은 큰 돈을 주고 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누가 끌어줘야만 겨우 공부하는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럼 복습 공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날마다 정리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공책 한 쪽 정도로 정리한다. 어쩌다가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지만 무조건 날마다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려면 양이 많아서는 안 되고 처음부터 욕심을 내서는 절대 안 된다. 반드시 첫 줄에는 날짜와 시각을 적고 마지막 줄에는 정리한 시간을 적어 넣어도 좋다. 30분 전후로 복습공책 정리를 끝내는 것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적당한 시간이겠다.

정리 내용은 학교를 다닐 때는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정리하면 되고 교과서를 참고하면 된다. 방학 때와 같이 특별한 내용이 없을 때는 영어 단어 외우기나 수학문제집에서 어려운 문제 찾아 적기는 물론,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 본 것도 괜찮다. 배울 곳은 교실만 있는 것은 아니니 돌아보면 많다. 다만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정보를 자기가 찾아서 정리한다. 

그럼 이제 공책에 어떻게 쓸까? 먼저 날짜를 적은 다음에 오늘 적을 주제를 적는다. 교과에 대한 내용을 적을 때는 교과명과 단원을 적으면 되고 교과 외의 내용은 제목을 정하듯이 주제를 쓴다. 그리고 내용을 쓰는데 이 때는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요를 쓰듯 간결하게 써도 되고 줄글로 설명하듯이 써도 되고 때로는 생각그물이나 그림, 표 등 주제에 맞게 쓰면 된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풀었다면 그 문제 풀이를 적으면 되고 삼각형 그리기를 배웠다면 삼각형을 그리고 그리는 순서를 쓴다. 또 텔레비전에서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다면 설명문으로 정리하고 역사책을 읽었으면 생각그물로 나타낸다. 영어단어를 외웠으면 영어단어를 사전처럼 정리하면 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중요한 내용이다 싶으면 자신만의 기호를 정해 예쁘게 표시해도 좋다. 인터넷으로 ‘코넬식노트’(코넬대학에서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낸 정리방법), ‘날단학공시’(날짜, 단원, 학습내용, 공부내용, 공부한 시간을 차례로 기록) 등의 다양한 복습공책 정리방법을 찾아봐도 좋다. 어떤 것이든 익숙해지면 내용에 따라 자기에게 맞는 정리 방법을 찾을 것이다.

요즘에는 공책 정리를 거의 하지 않는데다가 정리가 필요할 때도 학습지나 복사지를 대신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것이 쉽지 않다. 습관이 생길 때까지, 방법을 익힐 때까지는 주변의 격려와 도움이 꼭 필요하다. 과도한 예습이나 사교육의 압박도 당연히 줄여줘야 한다.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꾸준히 하는 것이다. 대부분 아이가 혼자서 할 수는 없다. 아이가 정리한 내용을 보고 감탄하고 덕분에 나도 알게 됐다고 말해주며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자. 이 공책이 쌓인다면 그 어떤 참고서보다 훌륭한 기록이 될 것이다.

오은경 선생님은 경북 울진에서 15년째 교직에 재직 중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 아이와 갓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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