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인력구조조정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11일~15일까지 명예퇴직신청을 받은 결과 전체직원 1만7천2백93명의 20.49%에 달하는 3천5백45명이 명퇴를 신청했다. 뿐만 아니라 농협은 이달중으로 차장급(1급)과 부장급(별급)중에서 43년생(56세) 이상인 사람을 중심으로 57명에 대해 사실상의 명퇴인 순환명령 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명퇴신청자와 지난해 명퇴자 8백27명을 더하면 모두 4천3백72명이퇴직을 신청해 97년말 1만8천1백26명의 24.1%가 농협을 떠나게 된다. 이는2000년까지 97년 대비 20.2%인 3천6백50명을 감축해 1만4천4백50명 수준으로 가려던 계획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농협은 올해중으로 인력구조조정을 1년 앞당겨 완료하고, 기능직·서무직은 분사방식을 도입해 독립시키고, 영업창구 인력은 계약직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같은 인력구조조정은 지난해 10월27일 발표한 구조조정비상대책에 따른것이다. 농협의 구조조정 비상대책은 인력의 경우 2000년까지 중앙회는20.2%인 3천6백50명, 조합은 18.6%인 1만명을 감축하는 것으로 돼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런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해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속에서 농협이 경쟁력을 갖고 농민에게 실익을 제공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퇴직과정에서 농협은 농협중앙회노동조합(위원장 공권진)의강력한 반발 등 크나큰 진통을 겪었다. 당초 농협은 명퇴 대상자를 42년생 부장 및 지역본부장급, 부부 동시근무자, 금융점포 재직시 징계자, 기능·서무직 등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부장급 23명, 차장급 32명, 2갑(과장급) 58명, 2을(대리) 1백41명, 3·4급 1천8백61명, 기능·서무직 1천4백30명이 신청했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 노조는 “본부 과장급 이하는 대상인원의 6%에그친 반면 대리급 이하 직원은 무려 22%를 넘는 등 구조조정을 이유로 하급직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17일부터 회장실 앞 복도에서명퇴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고비용 저효율의 무능력한 상급자들은 놔두고 하급직만 희생시키는 구조조정은 받아들일수 없다”며 “45년생(54세) 1급이상 책임자중에서 30% 이상과 다면평가(책임자에 대해 직원들이 평가하는 것)에서 하위20%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진통 끝에 노·사 양측은 21일 새벽 별급 부장과 1급 차장중에서 43년생 이상과 다면평가에 의한 성적 저위자 등 57명에 대해 순환명령 휴직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43년생은 본부 부장급중에서 8명, 지역(신용)본부장은 5명이 있다. 그러나 농협 임직원들은 이러한 구조조정의 진통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차라리 구조조정 작업이 빨리 진행돼 그동안 금이간 팀웍을 다시다지고 업무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농협중앙회 김성기 상무는 “어차피 받아들일 일이라면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오늘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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