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표 강원농협지역본부 부본부장

지난해 한 해만 2885명…전년비 60% 증가언어·문화차이, 자녀 교육문제 등 어려움 많아정부·농협 등 복지개선·정착 지원 관심 가져야 최근 들어 농촌의 국제결혼은 일상화되어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동안 31만6375쌍이 결혼했고 이중 4만3121쌍이 외국인과 결혼했다.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 중 농업에 종사하며 외국인 여자와 결혼한 사람은 2885명이며 이는 2004년의 1810명에 비해 무려 60%가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농촌지역의 남성들이 외국인여성과 결혼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농촌과 도시지역의 여성들이 농촌으로 시집오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 여성들이 우리의 농촌으로 시집오는 것은 자신의 나라 생활보다는 우리의 농촌이 좋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집오는 외국인 여성들의 나이가 대부분 20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에서 이들의 역할과 기능이 중요하고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추세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농촌기피 현상이 계속되고 농촌의 고령화가 심화된다면 외국인 여성들에게 우리의 농촌을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의 외국인들은 정부와 사회단체로부터 관심을 받고 지원이 되고 있지만 농촌 거주 외국인들은 관심과 지원대상에 제외된 상태다. 어려운 농촌의 악순환이 여기에서도 반복되는 것이다. 외국인 여성들이 우리나라 농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 가사와 자녀교육의 전담, 시부모와 갈등, 친인척의 배타적인 태도 등이다. 이중에서도 외국인 주부에게서 태어난 코시안의 교육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이혼하고 파경을 맞는 대부분의 외국인주부 가정들은 이같은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협은 외국인여성들이 우리 농촌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가족생활 상담과 출산도우미 등 다채로운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흡한 상태다. 강원농협도 지난해 직접교육을 실시하는 등 외국인주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리고 있으며 앞으로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다. 추석을 앞둔 요즘 예전에 잃었던 ‘아우토반에 뿌린 눈물’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한국전쟁 이후 60년대에 독일로 파견되었던 우리나라 광부와 간호사들이 그 곳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그 나라 정부의 도움을 받아 정착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이제 농촌의 외국인 주부문제는 단순한 외국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 농촌의 문제다. 여성과 아동의 인권보호와 복지차원에서 농촌지역의 외국인여성문제에 농협과 정부는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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