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우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자유무역체제 이후 농업을 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시장경제의 침투이며 다른 하나는 농촌에 대한 가치의 재평가다. 구체적으로는 농업을 단순한 먹거리 생산에서 하나의 상품 생산으로 보는 시장 경제적 개념이 침투하고 농촌도 농사짓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닌 하나의 볼거리, 쉼터로서 그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려는 시각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 최근 농업과 농촌이 갖는 비 시장적 가치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농업이나 농촌이 환경이나 문화형성에 기여하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역사·문화 체험의 장으로 부상 따라서 이것을 어떻게 정리하고 발굴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우리 농업과 농촌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앞으로도 농업과 농촌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과제이다. 그러면 농업과 농촌은 가치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우리 생활과 관련을 갖고 있는가. 농촌에서의 휴식공간을 찾는 도시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국민들의 경제적 풍요와 함께 농업자원이 이제 생산재에서 환경재 내지는 문화재의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농촌 곳곳에서 민속촌이나 박물관, 전시관들이 설치되고 있는 것이 그 사례이다. 이런 일들은 도시인에게는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리고 우리 고유문화의 원천인 농경문화에도 친근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또한 삶의 공간 만들기를 위한 사업들도 하나 둘씩 눈에 띈다. 지역에 따라서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여 토지이용의 재편 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지자체가 농지를 매입하여 노인을 위한 뉴 타운을 조성하는 등의 사업들도 벌이고 있다. 각종 농산물 약리작용 무시 못해 여기에 농촌은 예술 창작활동의 최적지로 선택된다. 농촌에는 음악과 무용, 연극과 같은 소재가 있다. 농촌을 기반으로 한 소재들은 창작을 위한 최고의 재료이며, 또한 무한의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농촌지역의 폐교는 이들에게 더 없는 창작공간이다. 이러한 문화활동이 좁게는 농촌지역의 문화수준을 높이며 국가적으로는 도 ·농간의 균형발전을 가능케 한다. 지금까지 많은 농산물들은 그것이 갖고 있는 약리적 효능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농산물들은 저마다 여러 가지 약리 작용을 갖고 있다. 실제 가지는 치통치료나 티눈치료에 좋다. 감자나 생강, 수박은 화상치료에 그만이다. 그밖에도 미나리의 부종치료나 오이의 타박상 치료, 고추의 화농성 염증치료와 같은 민간요법들은 단방약들이기는 하지만 의료혜택이 미치지 못했던 시절,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훌륭한 치료법이었다. 이러한 역할들은 예로부터 우리 생활과 늘 함께해 온 농업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이기도 했다. 맑은 공기로 ‘의료사업’도 가능 최근에는 농촌의 맑고 깨끗한 공기를 통해 환자들에게 치료와 정양을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약초 웰빙(참살이) 특구나 한방특화도시 건설이 바로 그것이다. 전라북도 일부 산간지역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살려 농촌지역에 농촌보양시설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농업과 농촌은 새로운 의료사업의 발전적 근거지를 제공하거나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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