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003년부터 추진…1000호 목표 달성 앞두고 ‘구제역’ 날벼락

가격 내리막·물량 넘쳐…축산농가 확대 취지 퇴색
한농연제주도연합 “경쟁력 강화·소득 안정화 절실”


제주 지역의 한우사육 1000농가를 목표로 2003년부터 시행된 ‘한우 1000호 정착시범사업’이 목표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리 반갑지 만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한우사육 농가는 8년 새에 68%의 성장률을 이뤄내 현재 931농가까지 확대됐다. 1000호 정착 시범사업은 3년 이내 한우 30두 이상을 사육할 수 있는 농가 중 번식우 10두 미만, 비육우 10두 미만의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이들 농가의 호응도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사업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뜻하지 않은 난제를 맞게 됐다. 올해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한우가격이 폭락했기 때문. 특히 사육두수 및 쇠고기 수입량 증가 등으로 가격 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소값 안정화 대책 실행이 절실해지고 있다. 주변일각에선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축산농가가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우농가를 확대하겠다는 제주도의 확대정책이 다소 민망해졌다. 이는 한우가격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데다 물량이 넘쳐나는 와중에 축산농가 확대는 어색하기 때문이다. 도는 올해 총 사업비 1억2000만원을 투입해 8개소의 농가를 대상으로 축사시설을 새로 지어주고, 낡은 시설은 개·보수 하는 등의 사업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까지 시행됐던 선진지 견학은 가축방역 등의 문제로 실시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승진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한우사육 농가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소득사업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철kim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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