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가 현대판 ‘잘 살아보세’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일 농어촌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많은 이들은 21세기 새마을운동과 다름없다고 지적하지만 추진주체와 방법, 사업내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스마일 농어촌운동은 인구감소, 고령화로 침체된 농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농어촌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자율, 창의, 상생을  기본 정신으로 삼고 있다.

체험, 관광, 전통문화, 음식, 축제, 특화산업 형태의 색깔 있는 마을을 전국적으로 1만개 만들기가 이 운동의 전략 목표로, 앞으로 2년 뒤인 2013년까지 3000개를 우선 발굴, 육성키로 했다. 결국 마을이 지난 잠재적 자원을 발굴, 육성해 국민의 삶터와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고 지역에는 도·농교류 활성화, 경제활동 다각화 등으로 고용기회와 소득원을 다원화시키겠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구상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세부전략도 마련됐다. 우선 창조적 사고와 전문기술을 지닌 농어촌 핵심 리더 10만명을 육성하고 ‘재능뱅크’를 설치해 농산업, 경영, 경관, 계획, 공학,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100만 재능기부자를 확보해 이를 필요로 하는 농어촌에 연계시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어촌 마을과 도시의 마을(동), 회사, 아파트 단지, 학교 간의 교류를 한층 강화해 전국적으로 2만개 이상의 도·농 연대도 추진키로 했다. 이 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가칭 ‘국민운동 추진위원회’와 사무국도 설치된다.

사실 이 운동은 유정복 농식품부장관의 마지막이자 농정철학이 담긴 사업이다. 유 장관은 취임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배추파동, 동해피해, 구제역 등 각종 농업 현안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때마다 각종 대책들이 마련됐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 축산업 선진화방안과 가축방역체계 개선대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무엇보다 농업계 수장인 그의 고민과 농업관이  배어난 것은 바로 이 ‘스마일 농어촌 운동’이었기에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브리핑을 할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

하지만 혹자는 말한다. 이제 장관이 바뀌면 이 운동도 끝나는 것이 아니냐고….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동안 장관이 바뀔때마다 농정방향이 다시 만들어지고 전임 장관이 내세웠던 정책들은 휴지조각이 됐기 때문이다. 가깝게 보면 장태평 전 장관의 농업선진화방안 등이 그랬다.

물론 이 스마일 농어촌운동이 100% 완벽한 정책은 아니다. 그동안의 농어촌 정책을 한데 끌어 모은것에 불과하고 예산 확보 등 세부 실천방안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에 정책의 추진방식이 지역주도의 상향식으로 바뀌고 포괄보조금 제도의 시행 등으로 지역의 관리주체인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리드하고 움직일 수단 역시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장관의 퇴임과 이런 문제점이 이 운동을 중단시키는 단초가 돼서는 안된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우리 농정은 큰 변화를 거듭해왔다. 우선 정책대상이 농업중심에서 농업·농촌·식품으로 확대되고 정책의 목표도 농정중심에서 농업정책·농촌정책·소득정책으로 세분화될 정도로  농촌의 역할은 대내외적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걸맞는 중장기 농촌정책은 반드시 수립돼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금 당장 요구되는 것은 이 운동의 계획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일이다.
정문기jungm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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