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보급한 불량볍씨가 올 영농에 막대한 차질을 주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모내기가 한창 진행중이어야 하지만 싹이 나지 않거나, 아직 종자조차 구하지 못한 농가가 부지기수다. 정부가 보급한 종자가 싹이 나지 않아 자칫 올 농사를 망칠 우려가 높은 것이다. 

광주광역시 동곡동 용봉마을 안양전 씨와 마을 주민들은 5월 10일경부터 본격적인 모내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제대로 자란 모가 20~30%에 그칠 정도로 피해를 봤다. 정부에선 호품벼 품종에 문제가 있다며 사용중지명령을 내렸지만 운광벼, 주남벼, 동진2호 등 타 품종에서도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불량볍씨로 인해 이미 10~20일 이상 농사가 늦어진 셈이다. 그나마 농가 대부분 조생종벼 종자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발생원인 규명이나 보상금 몇 푼이 아니라 당장 오늘이라도 파종할 수 있는 종자다.

종자를 보급한 국립종자원의 불량종자 대처에 농가들은 큰 불만을 갖고 있다. 농민들의 신고가 잇따랐지만 ‘종자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이제는 기후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제고는 물론 내년 농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농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건비를 포함해 종자대, 상토비 등 피해보상도 절실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당장 파종할 볍씨다. 국립종자원은 우선 농가들이 모내기를 할 수 있도록 피해농가에 볍씨공급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안병한anb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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