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례에 불과하지만 적나라한 농협의 사태 대응방식이다. 폐쇄적이고 소통이 어려운 조직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실제 농협 전산장애 사태와 관련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비상임이어서 책임질 일 없다”고 발뺌해 조직의 수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물론 복구 약속을 어긴 것도 수차례이다. 그 덕분에 농협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생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전산장애 사태에 대응하는 농협을 바라보면 지난해 도요타 사태가 떠오른다. 소비자들의 불만을 무시하고 일방통행식으로 대응했다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이 대량 리콜사태를 사죄하고 뒤늦게 수습에 들어간 일이었다. 농협이 도요타와 같은 전철을 밟을까 걱정스럽다.
농협 직원들은 더 이상 농협이 부정적인 소식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사태로 농협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고객 이탈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바람은 반성 없는 방어에 급급한 대응방식으로 원망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어느 기업이나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기업의 신뢰 여부등과 직결된다는 점을 농협이 각인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고객에게 돈 몇 푼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과와 함께 차단이 아닌 투명한 정보 공개로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