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판 키울 것’ 전망 속 중소업계 타격 걱정도

CJ 제일제당이 일본 군마제분과 기술제휴를 맺고 우리쌀가루를 활용한 쌀가공 산업에 뛰어들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국내최대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이 우리쌀가루를 활용한 쌀가공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감이 동시에 묻어나오고 있다. 우리쌀을 활용한 쌀가공산업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과 이로 인한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는 반면 기존 우리쌀 가공산업을 이끌고 있는 중소업계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방안을 마련해 정부의 쌀 가공식품 활성화를 위한 쌀 소비촉진이 탄력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8일 우리쌀 가공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하며 쌀 제분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의 전문 제분기업과 기술 제휴를 통해 면, 제과, 제빵용 쌀가루를 오는 9월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과 일본 군마제분은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빌딩에서 이재호 CJ제일제당 소재사업부문장, 야마구치 케이이치 군마제분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쌀가루 가공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조인식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의 쌀가루 공장은 경상남도 양산시에 총 면적 2만3600㎡ (약 7100평), 연간 1만 3000톤의 쌀가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9월 완공돼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쌀가루 생산으로 인해 2013년에는 300억원, 2018년에는 2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CJ제일제당의 우리쌀 가공 시장 진출을 계기로 우리쌀 가공산업에 불이 지펴지는 게 아니냐는 게 식품업계의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의 우리쌀을 강조한 거대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우리쌀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상승, 다른 업체에서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에선 ‘밀가루 수입량의 10%를 쌀로 대체하자’는 ‘R10’운동을 전개, 식품업체들에게 이를 권하고 있다. 품목은 다르지만 국산 천일염 등도 지난해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각축장이 되기도 했다.

반면 지역에서 쌀가공 산업을 이끈 중소업계엔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으로서 직판 등을 통해 공고화돼 있던 소비 판로가 대기업의 진출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막걸리, 천일염 등 중소업체가 주도해 운영된 품목들도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이들 품목의 중소업계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침체돼 있는 우리쌀 가공산업을 살리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쌀 재고량 해결을 위해선 업계에서 우리쌀 가공산업에 진출해 붐을 일으켜야 한다는 게 식품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업체 간 의견을 조율하고 수출 활성화 정책 강구 등의 판로 다각화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농식품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쌀 재고량은 150만9000톤으로 2005년 재고량(83만여톤)보다 80% 이상 많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는 연간 72.8kg에 그쳐 2005년(80.7kg)보다 10% 정도 줄어드는 등 쌀 재고량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해 왔다. 또한 쌀가루를 활용한 쌀 가공식품 시장은 연간 2만2000톤(약 550억)으로 떡과 막걸리 등 쌀 자체를 활용한 식품까지 포함한 전체 쌀 가공식품 시장은 연간 22만 톤 규모다.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쌀가루를 활용한 국수, 과자, 빵 등의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김경욱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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