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⑤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지역의 봉사자들이 소양면 내 취약계층에게 배달할 반찬을 만들고 있다. 이날 만든 반찬은 부추김치와 가지무침, 고구마순지짐으로 모두 지역 농산물을 사용했다.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지역의 봉사자들이 소양면 내 취약계층에게 배달할 반찬을 만들고 있다. 이날 만든 반찬은 부추김치와 가지무침, 고구마순지짐으로 모두 지역 농산물을 사용했다.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읍면까지 지역먹거리체계 확산
로컬푸드 요리교실 인기
도농교류 현장체험도 활기


전북 완주군 소양면은 대도시인 전주시에서 불과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두 곳의 모습은 확연히 상반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젊은층의 유입은 없고, 기존 인구만 남아있다 보니 소양면 전체 인구 6293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2058명(32.7%)으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640명(10%), 장애인이 844명(13.4%)으로 취약계층의 비중이 높은 곳이다. 

이 같이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비중이 높은 소양면에서는 2022년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대표 이근석)가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와 함께 소양면에서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확산사업’의 일환으로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조미영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사회적농업팀장에 따르면 소양면이 속해 있는 완주군은 2008년부터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건설을 목표로 마을회사 및 로컬푸드 육성 등을 진행한 결과 로컬푸드 1번지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여기에 더해 올해에는 푸드플랜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종합계획의 큰 축을 차지하는 공공형 먹거리 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aT와 협업으로 읍면 단위 취약계층의 지속가능한 지역먹거리계획 실천을 위해 펼치고 있는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활동’의 시범 사업도 공공형 먹거리 시스템 구축과 궤를 함께 한다. 기존의 먹거리기본계획이나 푸드플랜 등이 군 단위 사업에 집중돼 있다 보니 로컬푸드직매장 등의 사업에 치중돼 읍면 단위 취약계층이 소외된다는 우려가 존재했다. 이에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aT가 공공형 먹거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활동’의 시범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조미영 팀장은 “군 단위에서 머물던 지역먹거리계획을 어떻게 하면 읍면 단위의 취약계층이 충분히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aT와의 협업으로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활동’ 시범 사업을 진행했고, 현재 2년차에 접어들며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활동’ 시범 사업의 핵심은 세분화다. 군 단위에 머물러 있는 지역먹거리체계를 읍면 단위까지 더욱 세부적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사업의 목적은 크게 취약 계층 먹거리 돌봄 서비스 제공과 로컬푸드 인식 제고 및 지역 내 소비체계 구축, 소양면 먹거리 돌봄 연대 강화 등 세 가지다. 
 

이를 위해 취약 계층 총 100명을 대상으로 로컬푸드 요리 교실을 개최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도시락을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50명씩 10회)하고 있다. 또 도시 소비자의 농업·농촌의 이해도를 높이고 생산자를 배려하기 위해 도농 교류 농장 체험도 진행한다. 

이 중 소양면 취약계층에게 인기가 높은 건 건강 도시락 배달이다. 대부분 혼자 거주하는 고령층은 반찬을 만드는 자체가 버거운 일인데 건강한 지역 농산물로 만든 반찬을 주기적으로 받으면 먹거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반찬 배달 시 마을 돌봄 활동가도 동행해 반찬 선호도를 조사하고, 도움이 필요한 일은 없는지 확인하며 필요 시 해결까지 하니 수혜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요리교실도 지역에 남아 있는 소수의 20~30대 남성과 65세 이상의 남성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1인 가구 비중이 높고 인스턴트 혹은 배달 음식에 익숙한 게 특징인데, 요리교실을 통해 음식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직접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좋은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는 게 조미영 팀장의 설명이다.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의 앞으로의 계획은 2년에 걸쳐 진행한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활동’ 시범 사업을 토대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지역먹거리 선순환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소양면에 안정적인 지역먹거리 선순환 체계가 확립되면 다른 읍면 단위에서도 손쉽게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미영 팀장은 “지역먹거리계획이 어떻게 하면 더욱 읍면 단위 현장으로 세분화할 수 있을지 고민에 대한 결과가 ‘서로를 보듬는 생산·소비 교류 활동’ 시범 사업이었다”며 “남은 기간 동안 시스템을 잘 구축해 다른 읍면에서도 손쉽게 지역먹거리 선순환체계가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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