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 농업·식량 동향과 전망’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자연재해·농자재 부족 심각
코로나로 중국 국경 폐쇄 영향
수입·국제사회 지원 역부족
자체적 해결도 힘들어 보여

북한에서 지난해 자연재해와 농자재 부족에 따른 곡물 작황 저조로 식량이 100만톤 가량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에 게재된 ‘북한의 농업 및 식량 상황:2020년 동향과 2021년 전망’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곡물 생산량이 정곡기준 440만톤으로 2019년 464만톤 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연간 식량 수요량은 575만톤으로 자체 생산 부족물량이 135만톤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한 통상적인 곡물 수입량 20~30만톤, 국제사회 식량 지원 10~30만톤 등을 고려해도 최대 100만톤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식량부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특히 쌀의 경우 재배면적 51만1000ha에서 202만톤이 생산돼 2019년 224만톤보다 약 22만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 외 옥수수, 서류(고구마, 감자) 등도 가각 1만톤, 3만톤 줄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곡물 수확 후 손실도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보고됐다. 2019년 기준 주요 곡물의 수확 후 감모량이 쌀 27만6000톤, 옥수수 41만3000톤, 밀·보류 1만2000톤, 감자 12만5000톤 등 87만1000톤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는 곡물 종류에 따라 생산량의 10~20%를 차지할 정도라는 설명이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농자재 공급이 부족하고, 협동농장에서 농산물 분배원칙이 흐트러지면서 농민의 사기도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됐다. 농산물 시장의 소비자 구매력 저하도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로 북한과 중국 국경이 폐쇄돼 농산물과 생필품 부족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 저하로 구매능력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권태진 GS&J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은 농자재 부족과 여름철 자연재해, 저조한 가을작황이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자면 자본 부족으로 농업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고 자연적인 여건이 좋아진다고 해서 북한의 식량난이 해결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식량 부족 문제를 줄이기 위해선 북중 국경을 열고 시장 통제를 최소화해 중국과의 비공식적인 식량 교역이라도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맨 먼저 할 일이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을 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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